“대중의 취향에 영합하는 위험성이나 한국 대중음악의 발전에 대해 음악인끼리 일상적으로 나누던 이야기를 했는데 파장이 너무 크네요. 제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기 바랍니다.”
라이브의 여왕으로 불리는 가수 이은미가 최근 필화 사건을 겪고 있다. ‘월간 GQ’에 ‘당신도 가수인가’라는 제목으로 장사꾼같은 음반 기획자, 립싱크를 일삼는 붕어형 가수 등을 신랄하게 꼬집었는데 항의 메일이 적지 않게 들어오고 있는 것.
물론 메일 중에는 “후련하다” “2탄을 준비하세요”라는 것도 있으나 일부 가수의 팬들은 “비판할 자격이 있느냐” “안티 이은미 운동을 벌이자”며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은미 팬클럽이 운영하는 이은미 사이트는 항의 메일로 한때 다운되기도 했다.
논란은 이니셜이지만 실제 가수를 거론한데서 비롯됐다. 이은미는 가수 S에 대해서는 ‘가수가 아니라 마케터처럼 보인다. 방송에서 립싱크를 했다’고, K과 L은 음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던 이들이 졸지에 쇼에서 수다나 떨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가수 S의 팬들은 항의 메일의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적극적으로 이은미 공격에 나섰고 한 가수의 매니저는 이은미에게 서운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또 대중의 취향은 럭비공처럼 예측할 수 없다는 뜻에서 대중을 미친 개라고 표현한 대목도 항의 메일 세례를 받고 있다.
이은미는 “대중에 영합하는 음악의 위험성을 경고한 것인데 곡해를 낳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내가 구술한 말을 기자가 정리한 것으로 발전적인 대안도 함께 거론했는데 지면 사정상 부정적인 측면만 부각돼 진의가 전달되지 못했다”며 “10년 넘게 오락적 음악만 판치는 대중음악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자는 게 내 뜻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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