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가 오는 5월 16일 상대할 팀은 캐나다팀인 몬트리올 엑스포스.
흔히 우리들이 몬트리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메이저리그의 팜시스템'으로서의 몬트리올이다. 그만큼 몬트리올은 최근 몇년동안 빈약한 재정으로 인해 많은 슈퍼스타들을 내보내야 하는 아픔을 겪어왔다.
그러나 99시즌이 끝나고 뉴욕의 아트 딜러인 제프리 로레아가 구단주로 취임하면서 몬트리올에 일대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로레아는 99시즌 1700만달러에 불과했던 팀 페이롤을 지난시즌 2배인 3400만불로 올려놓으면서 더 이상 팜으로서의 몬트리올을 단호히 거부했다.
2000 시즌 기대만큼의 성적을 올리지 못한 몬트리올은 지난 스토브리그 때 팀의 페르난도 타티스를 영입, 팀타선을 강화하며 올시즌을 대비했지만 여전히 약팀의 이미지를 벗는데는 실패한 상태이다.
현재 몬트리올은 15승 23패(승률 0.395)를 기록, 4할대도 못 미치는 승률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에서 4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리그 선두를 유지하며 잠시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투타에 걸친 약점이 드러나며 서서히 리그 하위권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몬트리올의 예상 라인업을 살펴보자. - 5월 14일까지의 성적
올란도 카브레라(0.257, 2홈런, 16타점) - 유격수
밀튼 브래들리(0.237, 1홈런, 12타점) - 중견수
리 스티븐슨 (0.250, 6홈런, 29타점) - 1루수
블라드미르 게레로 (0.299, 7홈런, 21타점) - 우익수
호세 비드로 (0.309, 7홈런, 19타점) - 2루수
제프 블럼 (0.237, 3홈런, 8타점) - 좌익수
마이클 바렛 (0.194, 2홈런, 6타점) - 포수
마이크 모르데카이(0.208, 1홈런, 2타점)/라이언 마이너 - 3루수
하비어 바즈케즈 - 투수
몬트리올 타선은 현재(5월 14일) 팀타율(0.242) 리그 14위, 팀홈런(36홈런) 리그 12위, 팀득점(155득점)리그 13위 등 전반적으로 리그 최하위권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난 겨울 몬트리올은 세인트루이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페르난도 타티스를 영입하며 팀의 취약 포지션인 3루 자리를 보강하는데 성공했다.
사실 몬트리올은 시즌 전만 하더라도 팀타선에 대해서는 많은 기대를 받았다. 세인트루이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타티스의 존재는 중심타선의 중량감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었고 피터 버제론, 밀튼 브래들리 같은 재능있는 테이블 세터진도 보다 성숙된 기량을 과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리자 이러한 기대는 일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기대했던 타티스는 중심타선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버제론과 브랜틀리는 신인들이 가지는 경험부족의 약점을 드러내며 팀득점력 하락의 최대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리 스티븐슨이나 블라드미르 게레로같은 팀의 간판스타들도 폭발적인 파워를 선보이지 못하며 팀타선이 총체적인 난국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현재에도 몬트리올 타선은 전반적으로 하락세이다. 팀의 리드오프로 큰 기대를 모은 버제론은 일찌기 마이너리그로 추락했고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타티스마저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허약한 타선에 더욱더 큰 구멍이 생기고 말았다.
몬트리올 타선의 최대 강점을 꼽으라면 중심타선의 위력이다. 비록 타티스가 부상자 명단에 올라가 있지만 리 스티븐슨, 블라드미르 게레로, 호세 비드로로 짜여진 중심 라인업은 언제든지 한방을 터트릴 수 있다.
베테랑 좌타자 스티븐슨은 팀타선의 리더 역할을 한다. 1루수로서 파워, 정확도 등 모든것이 평범한 수준이지만 여전히 25개의 홈런과 80타점 이상을 기록할 수 있는 능력을 자랑한다.
게레로는 자타가 인정하는 팀의 간판타자. 몬트리올 타선의 1/3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몬트리올의 게레로에 대한 의존도는 엄청나다. 아직 젊은 나이이기에 바깥쪽 변화구에는 약점을 보이지만 40홈런과 120타점은 기본일 정도로 리그 최정상급 타자 중 한명이다.
호세 비드로는 지난 시즌 괄목한 성장을 보이며 일약 팀의 중심타자로까지 성장한 스위치 타자. 180cm의 그리 크지 않는 체구이지만 빼어난 파워를 자랑한다. 3할 이상을 칠 수 있는 정확도까지 갖춰 지난 시즌 2번 타순에서 중심타순으로 이동했다.
여기에 페르난도 타티스가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중심타선에 가입하면 그 위력을 더욱 더 막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타티스가 몬트리올 이적 후 기대 이하의 성적(0.261, 2홈런, 11타점)을 기록하고 있지만 정상적인 컨디션이라면 30홈런과 100타점은 충분한 기량의 소유자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나머지 타순은 기대 이하의 수준으로 팀의 취약점이다.
먼저 확실한 리드오프 감이 없다. 버제론은 마이너로 추락했고 브래들리 역시 루키로서 한계점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고육지책으로 유격수인 올란도 카브레라가 1번타자로 나서고 있지만 카브레라에게 큰 활약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 결국 1, 2번 타순의 낮은 출루율(카브레라-0.316, 브래들리-0.320)이 득점력 하락의 절대적인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위타선의 기량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 마이클 바렛은 현재 2할대도 미치지 못하는 극심한 슬럼프로 주전 자리조차 위협받는 실정이고 지난시즌 많은 포지션을 오고가며 유틸리티 맨으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던 제프 블럼도 올시즌에는 떨어지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렇듯 몬트리올 타선은 상하위 타선이 불균형을 이루면서 전체적인 타선의 응집력이 떨어지고 최대 강점인 중심타선도 제 위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 상대 투수에게 그리 위협감을 줄 수 있는 라인업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김용한/동아닷컴 객원기자 from0073@dreamx.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