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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성공창업집중분석…이사대행업 '옐로우 캡'

입력 | 2001-05-15 18:26:00


이사가격 덤핑, 인건비 상승. 여기다 포장비와 차량 경비 빼고나면 아무 것도 남지 않는 게 이사대행업의 현실이다. 최근 대기업들도 잇달아 택배업에 뛰어들면서 소규모 이사대행업자들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옐로우 캡’의 박해돈 사장(40세)은 이렇게 열악한 이사대행업 시장에서 단돈 200만원으로 창업해 일가를 이뤘다.

박 사장은 집앞 이삿짐센터의 아르바이트 사원으로 일한 적이 있다. 이때 이사대행업의 가능성에 눈을 떴다. 곧바로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정식으로 이사대행업체에 취직했다.

정규직원으로 근무하면서 고객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와 여러가지 마케팅 전략을 개발했는데 이런 활동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 창업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하지만 작년초 이사대행업을 창업하겠다고 결심했을 때 그의 수중에 있는 것은 200만원과 1톤트럭이 전부였다. 흉가나 다름없는 건물 1층을 보증금 200만원, 월세 5만원에 얻어 사업을 시작했다.

박사장은 영세 사업자일수록 적극적인 마케팅전략을 펴야한다고 믿고 있다. 그는 신규 아파트 단지의 입주 예정자들을 찾아다니면서 홍보 명함을 나눠준다. 기존 고객이 다른 고객을 추천할 경우 사례비도 준다.

부동산 중개업소를 위한 투자에도 돈을 아끼지 않았다. 광고가 새겨진 마우스패드나 봉투는 물론 스포츠신문 등을 무료로 배포했다. 공무원, 회사, 직능협의회 등과도 독점계약을 맺어 가격을 할인해주는 대신 고객을 확보했다.

포장이사는 대개 3∼6명이 한조를 이뤄 일을 하게 된다. 이들은 대부분 임시직. 그러나 박사장의 회사에는 임시직이 없다. 대신 1톤 트럭을 소유한 영세 이삿짐센터 사장이 직원이다. 직원 모두가 소사장인 셈.

개인택시 기사처럼 이사에 참여한 소사장들은 그날 일한 몫을 각자 가져간다. 그만큼 가격은 저렴하고 일하는 사람들은 주인의식이 높아 서비스 질이 높다. 박사장은 콜센터를 운영하면서 주문을 수주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다.

직원이 모두 소사장이지만 동일한 차량 디자인과 로고 및 유니폼을 통해 소속감과 일체감을 유지하고 있다.

견적을 내기 위해 고객의 집을 방문할 때는 반드시 넥타이를 한 유니폼을 입고 정중한 인사와 존칭 사용은 기본. 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고객보다 한단계 낮은 자리에서 작성하게 하는 등 고객 존중을 위해 세심한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박사장은 포장 이사 서비스외에 이삿짐 보관업도 하고 있다. 콘테이너에 이삿짐을 보관해주는 서비스인데 콘테이너를 비우기가 무섭게 주문이 들어올 정도로 수요가 많다.

박사장은 단돈 200만원으로 창업해 지금은 콜센터와 관리부서에 근무하는 정규직원만 8명이다.

옐로우캡은 소사장들로부터 월 15만원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소사장 자격요건은 1톤 트럭을 소유한 화물운송업자면 된다. 초기에 차량 개조, 각종 CI 작업 비용으로 300만원 가량 드는데 현재 소사장들의 평균 소득은 월 300만∼400만원이다.

이삿짐 보관용 컨테이너 구입비는 120만∼200만원이며 현재 60대를 보유하고 있다. 5톤 한 대 분량의 월보관료는 16만5000원. 이삿짐 보관업은 현재 경기도 외곽에 나대지를 빌려서 운영하고 있다.

월매출액은 3000만원. 이중 순수입은 1000만원선이다. 도움말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02-7868-406

ey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