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총리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의 ‘후견인’을 자처하고 나서며 자신이 못다 이룬 꿈의 실현을 고이즈미 총리에게 부탁했다.
나카소네 전총리는 14일 한 강연회에서 “고이즈미 총리는 앞날을 내다보는 힘이 있다. 헌법 개정, 총리 직선, 신사 참배, 집단적 자위권 등은 내가 주장해 온 것이다. 응원해서 실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사람이 고이즈미 총리를 보면 당신의 청년 장교 시절이 떠오르지 않으냐고 물은 적이 있는데 그런 감이 있다”고도 말했다.
나카소네 전총리는 일본 역대 총리를 경제 중시의 요시다 시게루(吉田茂)-이케다 하야토(池田勇人)-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총리 계열과, 민족주의를 중시한 하토야마 이치로(鳩山一郞)-기시 노부스케(岸信介)-나카소네 총리 계열로 분류하고 “고이즈미 총리는 우리 쪽에 속하는 총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헌법 개정 등에서 같은 정책을 가진 사람들이 힘을 합치는 것은 고이즈미 총리의 개혁을 전진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말도 했다.
83세의 ‘늙은 정치인’이 무슨 힘이 있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나카소네 전총리의 막후 영향력은 여전하다. 다케시타 노보루(竹下登)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전 총리의 타계와 자민당내 최대 파벌 하시모토(橋本)파의 몰락으로 그의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이런 그가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명했기 때문에 고이즈미 내각의 기반은 더욱 단단해질 것으로 보인다.나카소네 전총리는 고이즈미 총리가 자민당 총재 후보로 나섰을 때도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총리 및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지사와 만나 고이즈미 총리 지지를 요청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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