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난 크레스포
세계축구 전문가들은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아르헨티나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월드컵 개막을 1년여 앞두고 우승팀은 커녕 본선 진출팀도 점찍기 힘든 상황에서 이들이 아르헨티나를 우승후보로 꼽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월드컵 개최 기간인 5,6월에 한국과 일본의 기온이 높아 남미팀인 아르헨티나에 유리하다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노장과 신예가 조화를 이루며 내년에는 최강의 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
‘700억원의 사나이’ 에르난 크레스포(26). 그가 바로 아르헨티나 군단의 선봉장이다.
크레스포는 지난해 8월1일 이탈리아 프로축구 AC파르마에서 라치오팀으로 이적하면서 무려 5416만달러(약 704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해 세계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의 이적료는 포르투갈 출신의 세계적인 미드필더 루이스 피구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팀에 입단하면서 기록한 5600만달러에 이어 세계 2위.
당시 “과연 그에게 그만한 가치가 있느냐” 는 지적이 있었지만 라치오팀 스카우트 담당자의 눈은 정확했다. 크레스포는 현재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21골을 터뜨려 안드레 셰브첸코(AC밀란·23골)에 이어 득점랭킹 2위를 달리고 있다.
또한 아르헨티나대표팀의 주전 골잡이로 맹활약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바티스투타가 부상으로 부진한 가운데 크레스포를 앞세워 남미예선에서 9승2무1패(승점 29)로 선두를 달리며 월드컵 진출권을 사실상 확보한 상태.
1m84, 78㎏의 탄탄한 체격을 지닌 크레스포는 개인기와 힘, 유연성을 고르게 갖춘 골잡이. 93년부터 3시즌동안 아르헨티나 리버 플라테에서 24골을 넣은 그는 96년 이탈리아로 건너가 파르마팀에서 4시즌동안 61골을 터뜨리며 세계적인 골잡이로 떠올랐다.
최근 남미예선 2경기에서 3골을 터뜨리며 신바람을 내고 있는 크레스포. 그야말로 2002년 월드컵에서 가장 주목받을 별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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