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요? 치고 싶죠. 지금 가장 아쉽게 생각하고 있는 게 바로 필드에 못 나간다는 겁니다.”
한국축구대표팀 거스 히딩크 감독(55)은 ‘골프광’으로 유명하다. 핸디가 7∼8정도인 싱글 플레이어. 하지만 한국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뒤 한번도 필드에 나가지 못했다. 처음엔 선수발굴과 대표팀 운영에 바빠 시간이 없었고 무릎 수술을 받는 바람에 골프는 엄두도 못 낸 것.
그러나 요즘엔 무릎이 거의 완쾌돼 가고 봄이 와 신록이 우거지니 골프에 대한 생각이 더 간절해졌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에는 멋진 골프장이 많다고 들었는데 한번도 나가지 못해 안타깝다”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사실 히딩크 감독은 그렇게 좋아하는 골프를 할 엄두조차 못 낼 정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대표팀 훈련에 총력을 집중해야 하는 데다 여가시간에도 선수 분석과 전력 점검, 세계 축구의 흐름 등을 끊임없이 연구해야 하기 때문.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축구가 목표인 16강을 이룰 때까지 히딩크 감독은 골프장의 잔디 대신 축구장의 잔디를 밟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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