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은 승객 동선이 너무 긴데다가 항공기 엔진을 점화하는 지점이 게이트마다 들쭉날쭉해 항공기 출발이 지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길이가 1㎞를 넘는 데다 터미널 내 면세점이 분산돼 있어 승객들이 길을 잃고 탑승게이트를 못 찾아 비행기를 놓친 승객들이 하루 15∼20명에 이른다.
이들은 대부분 수하물을 부친 뒤 터미널 내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거나 면세점에서 쇼핑을 하는 데 정신이 팔려 비행기 탑승 시간을 넘기곤 한다. 항공사들은 이들의 짐을 화물칸에 내려놓고 항공기를 출발시켜야 하기 때문에 항공기 출발이 10여분 정도 지체된다.
이로 인해 인천공항에서 정시에 출발하지 못하는 항공편이 하루 평균 10여편으로 김포공항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났다.
또한 계류장에 설치된 ‘항공기 엔진점화지점(엔진스타팅포인트)’이 게이트 용량을 고려하지 않고 설정돼 항공기가 한꺼번에 붐비는 바람에 항공기 출발이 지연되고 있다. 엔진스타팅포인트는 항공기가 시동을 걸 때 발생하는 기류로부터 주변 조업장비나 여객터미널을 보호하기 위해 사방으로 안전거리가 확보된 곳에 설치된다.
인천공항의 경우 동쪽 터미널에 있는 10개 게이트에서 출발하는 항공기가 이용할 수 있는 엔진점화지점은 4개다. 점화지점당 게이트가 2.5개꼴이다. 서쪽 터미널은 6개 게이트에 점화 지점이 3곳이어서 점화지점당 게이트가 2개꼴이다. 반면 중앙 터미널은 9개 게이트인데 점화지점이 2개밖에 없어 점화지점당 게이트는 4.5개꼴이다.
이에 따라 중앙터미널을 이용하는 항공사들은 엔진점화지점을 이용하기 위해 피크시간대에 최대 20여분 정도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고 항공사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