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하게 일그러진 소년'이라는 의미의 '배들리 드로운 보이'(Badly Drawn Boy)의 'The hour of Bewilderbeast'(록 레코드)가 나왔다.
국내에는 다소 생소한 그룹이지만 이들의 음악은 묘한 매력을 갖고 있다. 자극적인 비트와 강렬한 기타 사운드 대신 관악기와 어쿠스틱 악기를 이용해 여백이 있는 사운드를 선보이는 것.
마약 중독자로 어린 시절을 보낸 데이먼 거프는 앤디 보텔과 '배들리…'를 조직해 99년 싱글 'Once Around The Band'를 발표했고 이듬해 선보인 데뷔앨범 'The Hour…'로 영국 머큐리상 시상식에서 베스트 앨범으로 선정되면서 그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이번 음반을 들어보면 왠지 모르게 슬프고 스산한 느낌이 강하게 전해진다. 첼로의 묵직한 연주로 시작되는 'The Shining'과 몽환적인 기타 전주, 건조한 보컬이 이어지는 'Everybodys Talking'이 그렇다.
'Bewilder'가 구슬픈 아코디언과 모던 록이 조화를 이룬다면 'Stone On The Water'는 기타와 첼로 연주가 교차하며 애잔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60년대 사이키 델릭 사운드를 연상시키는 'Body Rap'이나 '사이먼& 가펑클'의 음악을 연상시키는 'This Song'도 듣기에 좋다.
이밖에 친숙한 멜로디와 가벼운 록 비트가 흥겨운 'Disillusion'와 피아노의 청명한 멜로디를 담은 'Magic In The Air' 등 총 18곡을 수록했다. 신인 뮤지션이지만 탁월한 음악 감각을 확인할 수 있는 수작이다.
황태훈 beetlez@donga.com
♬ 노래듣기
- The Shining
- Everybodys Talking
- Stone On The Water
- Magic In The A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