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6월1일부터 시작된다'. 매년 여름 극장가에 몰아치는 할리우드 흥행 대작영화(블록버스터)의 폭풍이 올해는 어느 해 못지 않게 거셀 듯 하다. 할리우드의 메이저 영화사들이 올 여름 흥행을 겨냥하고 내놓은 블록버스터들이 수적으로나, '재미’면에서나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 영화 중 유일한 블록버스터로 꼽히던 김성수 감독의 ‘무사’도 개봉시기를 9월로 늦췄다.
◆스펙터클-관능미 한판 승부
▽6월 개봉작들〓올 여름 블록버스터 폭풍을 알리는 첫 작품은 6월1일 개봉예정인 디즈니의 ‘진주만(Pearl Harbor)’. 1억4500만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된 이 영화는 일본의 진주만 침공을 소재로 했다.
‘더 록’과 ‘아마겟돈’의 콤비 제리 브룩하이머와 마이클 베이가 제작과 감독을 맡아 1970년작 ‘도라 도라 도라’의 장대한 전투장면을 최첨단 특수효과로 되살려냈다.
‘툼 레이더’(Tomb Raider·6월30일 개봉 예정)는 올 여름 가장 섹시한 영화로 꼽힐만 하다. 여성 고고학자 라라 크로포드가 고대의 비밀조직 ‘일루미나티’의 우주정복의 야욕을 막는다는 줄거리로 ‘인디아나 존스’의 여성판이라 할만 하다. 사이버 공간의 섹시스타 라라 크로포드를 실사공간으로 옮겨놓은 안젤리나 졸리의 육감적 모습이 관심을 모은다.
올 칸영화제 개막작이었던 바즈 루어만 감독의 ‘물랭루즈’(Moulain Rouge·6월30일 개봉 예정)는 관능적 뮤지컬로 승부를 건다. 19세기 파리 몽마르트 풍경을 환상적으로 포착한 화면에 비틀스, 엘튼 존, 마돈나 등 20세기 스타의 팝송을 읊어대는 니콜 키드먼과 이안 맥그리거의 숨가쁜 연기 대결이 볼 만하다.
◆스필버그 신작 vs 팀버튼 리메이크
▽SF대결〓‘ET’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배트맨’의 팀 버튼이 SF 신구대결을 펼쳐 관심을 모은다.
스필버그 감독의 새 영화 ‘A.I.’(인공지능의 약자·8월말 개봉예정)는 불후의 SF작품 ‘2001 오디세이’를 감독한 스탠리 큐브릭(1999년 타계)의 미완성 프로젝트를 이어받은 작품.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은 개봉 두달여를 남겨놓았는데도 극비에 붙여지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으로는 먼 미래시대를 배경으로 인간과 같은 감정을 지닌 로봇인 안드로이드 소년이 ‘진짜 소년’이 되기 위해 겪는 모험담이라는 정도.
팀 버튼은 1969작 ‘혹성탈출’을 리메이크한다. 원숭이종족이 인간을 지배하는 행성이 알고보니 미래의 지구였다는 충격적 결말로 유명한 이 작품은 팀 버튼의 암울한 영상세계와 궁합이 딱 맞을 거라는 평가. 이 영화도 원작과 달리 철저히 재구성될 것이라는 사실만 알려졌을뿐 베일에 가려져 있다. 8월4일 개봉 예정.
◆콜럼비아-드림웍스-디즈니 삼파전
▽3D 애니메이션 삼파전〓콜럼비아의 ‘파이널 판타지’(Final Fantasy·7월28일 개봉 예정)는 지금까지 나온 3D 애니메이션의 혁명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실사에 가까운 비주얼효과를 자랑한다.
지금까지 9편의 시리즈가 소개된 동명 게임의 제작자 히로노부 사카구치가 직접 감독을 맡았다. 2065년 일단의 과학자와 군인들이 막강한 외계인의 침공으로 멸망위기에 처한 지구를 구해낸다는 게임의 줄거리와 캐릭터를 영화로 옮겼다.
드림웍스의 ‘슈렉’(Shrek·7월7일 개봉예정)은 애니메이션으론 28년만에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할 만큼 수준작이다. 디즈니의 온갖 고전 애니메이션을 패러디하면서 우리에게 익숙한 동화적 상상력을 성인유머로 끌어냈다.
디즈니의 ‘아틀란티스’(Atlantis:The Lost Empire·7월14일 개봉 예정)는 흥겨운 춤과 노래라는 디즈니의 뮤지컬 코드를 빼고 스펙터클한 풍경묘사에 주력한 작품. 전설의 대륙 ‘아틀란티스’를 찾아 심해를 탐험하는 모험담을 그렸다.
◆전편 인기 따라잡을지 관심
▽돌아온 속편들〓첨단 특수효과를 통해 세계적 흥행 돌풍을 몰고왔던 ‘쥬라기공원’과 ‘미이라’의 속편도 기다리고 있다.
‘쥬라기공원3’(Jurassic Park Ⅲ·7월중순 개봉 예정)는 2편에서 공룡의 습격이 있은지 4년 뒤 벌어지는 일들을 다뤘다.
줄거리는 1편에서 고생물학자로 등장했던 그랜트 박사(샘 닐)가 공룡이 부활한 이슬라 소르나 섬으로 돌아오면서 더욱 새롭고 막강해진 공룡들과 만나는 것으로 전개된다. 감독은 ‘쥬만지’의 존 휴스턴.
‘미이라2’(The Mummy Returns·8월 중순 개봉 예정)는 부부가 된 오커넬(브랜든 프라이저)과 에블린(레이첼 와이즈) 부부가 8세짜리 아들 알렉스를 통해 다시 저주받은 이집트의 마법사 이모텝과 대결을 벌인다.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