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심은하가 주사위 모양으로 썬 바게트를 녹인 치즈에 찍어먹는다. 고급냉장고의 TV CF의 한 장면이다. 이 음식은 스위스의 전통음식인 ‘퐁뒤(fondu)’다. 프랑스어 ‘녹이다(fondre)’란 단어에서 비롯됐다.
유럽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치즈먹는 입맛이 까다로워지고 있다. 미국식 ‘슬라이스 치즈’로는 맛을 충분히 즐기기에 역부족. 백화점 식품명품관들은 선뜻 고르기 힘들만큼 다양한 치즈를 선보이며 맛을 즐기는 이들을 유혹하고 있다.
▽브리〓프랑스 파리 근교의 지역에서 이름을 따온 연성치즈. 유지방 45% 이상으로 ‘치즈의 여왕’이라 불리며 약간의 신맛과 쏘는 듯한 맛이 특징. 겉면은 부드럽고 얇은 흰색막이 덮여있으며 안쪽은 노란색 또는 아이보리색. 크래커 적포도주 등과 잘 어울린다. ‘브리 프레지당 50%’는 250g에 1만4200원, 캔에 담아 유통기한을 늘린 ‘프티 브리’는 125g에 6200원.
▽카망베르〓프랑스의 대표적인 연성치즈로 노르망디 지방에서 생산된다. 젖소의 생우유로 만들며 강한 맛부터 부드러운 맛까지 풍미가 다양하다. 얇고 흰 외피와 노란색 크림형태의 속살을 갖고 있다. ‘카망베르 프레지덩 50%’는 250g에 1만1800원.
▽블뢰〓반경성 치즈로 흰색 치즈살에 녹색의 곰팡이가 엷게 끼어있다. 다소 자극적이고 쏘는 맛이 나며 양젖으로 만든 프랑스의 로커포르(Roquefort)와 우유로 만든 이탈리아의 고르곤졸라(Gorgonzola)가 대표적. 와인이나 맥주의 안주로 좋으며 150g짜리가 8개 들어있는 ‘블뢰 도베르뉴 발몽’이 1만2500원.
▽모차렐라〓반경성치즈인 모차렐라는 흔히 ‘피자치즈’라 불리는 밋밋한 맛의 치즈. 남부 이탈리아가 원산지로 물소젖으로 만든다. 밝은 아이보리색으로 탄력이 있고 쫄깃쫄깃하다. 샐러드 크래커 등에 잘 어울린다. 로카텔리사의 샐러드용 모차렐라치즈는 125g에 4900원.
▽에멘탈〓스위스 독일어권 지역에서 생산돼 유럽 밖에서는 ‘스위스 치즈’라는 이름으로 ‘잘못’ 불리는 경성치즈. 약간의 단맛과 콤콤한 향기가 있다. 중간중간 구멍이 나 있어 ‘톰&제리 치즈’라는 별명을 갖고 있으며 지우개를 씹는 듯한 느낌이 있다. 녹여서 ‘퐁뒤’로도 먹는다. 스위스산 ‘에멘탈 블록’제품은 10g당 300원.
▽그뤼에르〓스위스의 마을이름에서 유래된 경성치즈. 약간 자극적인 맛을 갖고 있으며 노란색 표면에 윤기가 있다. 소스나 요리에 넣는 재료로 쓰인다. 햄 살라미 과일 등과 잘 어울리며 ‘퐁뒤’용으로도 사용된다. 에미사의 ‘그뤼에르’가 10g당 350원.
▽파르메잔〓영어식 발음으로는 ‘파머산’이라 읽히는 경성치즈. 단단해 강판에 갈아서 음식에 뿌려먹거나 식재료로 사용된다. 약한 짠맛과 단맛이 있다.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가 10g에 470원.
▽기타〓‘퐁뒤’용으로 만든 스위스 에미사의 ‘퐁뒤 치즈’는 냄비에 넣어 끓이기만 하면 퐁뒤요리를 할 수 있는 제품으로 400g에 1만1600원. 염소젖으로 만들어 톡쏘는 향을 가진 ‘셰브르 드 델레이’는 113g에 1만1500원. (도움말〓롯데백화점 수입식품 담당 백창현바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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