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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IT학원 입학‥"취업보다 더 힘드네 !"

입력 | 2001-05-20 18:24:00


○○○씨. (서울대 물리학과 박사과정 재학중)

◇◇◇씨.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졸업. 모컴퓨터회사 근무)

△△△씨. (인제대 전산과 졸업. 컴퓨터학원 강사)

□□□씨. (중앙대 컴퓨터소프트웨어학과 졸업. 전산실 등 근무 경력 7년)

정보통신(IT)기업의 합격자 명단을 떠올리겠지만, 아니다. IT교육기관인 비트교육센터의 4월 수강시험 결과 나타난 ‘쟁쟁한’ 불합격자 명단이다. 모두 476명이 지원했다가 395명이 떨어졌다. 5.9대 1의 경쟁률. 남부럽지 않은 학벌과 경력을 갖고 있는데도 ‘학원’시험에 떨어진 이들의 심정은 어떨까.

빠르게 진보하는 IT기술에 적응하기 위해 IT재교육기관을 찾는 수강생들이 늘고 있다. 비트교육센터 지원자는 작년 1∼4월 1309명에서 올해 같은 기간에는 1744명으로 33% 이상 증가했다.

▽학원 삼수생까지〓IT분야에서는 취업은 둘째 치고 국내에서 이름난 IT교육기관에 들어가는 것부터 쉽지 않은 일이다.

LG-EDS 소프트스쿨의 입학경쟁률은 통상 5대 1∼10대 1. 쌍용정보통신IT교육센터는 2000년 평균 5대 1에서 올해 IT기업들의 경영난을 반영해 8대 1로 높아졌다.

학원에 들어가기 위해 2, 3개월을 기다렸다가 다시 도전하는 재수 삼수도 흔하다. A씨(33)는 서울 4년제 대학 정보관리학과를 졸업하고 모IT중소기업 개발실에서 근무하다 퇴직, 삼수(4개월) 끝에 비트교육센터에 입학했다.

한양대 전산학과를 졸업하고 정보처리기사 1급 자격증을 가진 B씨(34)도 한차례 낙방한 뒤 2개월간 기초교육과정을 듣고 다시 응시, 가까스로 비트교육센터에 입학했다.

교육강도는 고3 수험생이 무색할 정도. 오전 8시부터 밤 10시까지 이어지는 수업과 자습에 숙제를 하느라 밤새는 일이 예사다.

▽고급인력이 IT교육기관을 찾는 이유〓B씨는 “모 중견건설회사 전산실에 6년간 근무한 뒤 선배와 함께 인터넷사업을 하다 실패했다”면서 “다시 취업하려고 해도 채용해주는 곳이 없어 재교육을 받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A씨의 경우는 월 250만원의 안정된 급여를 받았지만 더 미래가 보장된 직장을 찾기 위해 사표를 던졌다.

비트교육센터 강사 C씨(32·서울대 박사과정)는 “IT분야는 기술발전 속도가 워낙 빨라 1, 2년마다 재교육을 받지 않으면 찬밥 신세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쌍용정보통신의 교육책임자인 최영석차장(36)은 “대학에서 인문 사회과학 등을 전공한 미취업자나 실직자들이 IT분야에 취업하기 위해 찾아오는 사례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취업률은 얼마나 되나〓전산 전공자를 주로 뽑는 비트교육센터는 “복학과 진학을 포함, 100% 취업을 한다”고 밝혔다.

쌍용정보통신 IT교육센터는 작년 100%에서 올해 4월에는 90%로 낮아졌다.

LG-EDS 소프트스쿨 김지동과장은 “작년 여름까지는 90% 이상이 취업을 했으나 그 이후에는 경기침체와 벤처열풍 퇴조의 영향으로 조금 낮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KCC IT아카데미도 작년 평균 88%에서 올해 5월에는 72%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삼성멀티캠퍼스의 경우 순수 취업을 위한 교육과정인 소프트웨어의 취업률이 1999년 87%, 2000년 90%정도.

▽학원에 들어가려면〓비트교육센터는 최소한 C와 C++는 프로그래밍이 가능해야 하고 필기시험을 본 뒤 비트컴퓨터 조현정사장의 까다로운 면접을 통과해야 한다.

KCC IT아카데미도 C언어 윈도NT 등에 관한 필기시험을 치른 뒤 면접을 본다.

쌍용정보통신은 서류-IT능력시험-면접, LG-EDS는 서류전형과 면접, 멀티캠퍼스는 전직장 경력평가를 위한 서류전형 등의 절차를 통해 수강생을 뽑는다.

수강료는 6개월 기준으로 400만원 안팎이 대부분이며 절반 이상을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교육과정도 많다.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