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전 재산을 털어 온 가족과 함께 1년간의 세계여행을 떠난이성(45) 전 서울시 시정개혁단장(현재 휴직중).
10개월의 시간이 지난 지금 이씨의 가족은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까. KBS2 ‘인간극장’(월∼금 오후8시50분)은 이들의 모습를 담은 ‘길위의 가족’편을 21일부터 5회에 걸쳐 방영한다.
아파트 전세금 9000만원을 뺀 여행 자금을 갖고 중국을 시작으로 인도 이집트 유럽 아프리카를 거쳐 남미에 이른 그의 가족은 지금까지 40여개국을 돌아다녔다.
하지만 그들의 여행은 생각만큼 즐겁고 행복한 것만은 아니었다. 짐은 도난당하기 일쑤였고 가족들간에도 갈등이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그들의 힘든 여정은 남미 페루의 잉카유적지 마추피추에서 가장 힘겨운 벽에 부딪혔다. 3박4일에 걸쳐 해발 4000m 고산지대에 있는 마추피추까지 걸어 올라가는 과정에서 최대 고비를 맞은 것. 부인 홍현숙씨(45)는 체력의 한계를 호소했고 사춘기의 두 아들 홍일(16)과 영일(15) 그리고 처조카 익환(11)도 힘겨운 여정에 잔뜩 신경이 곤두서 다투기 일쑤였다.
이씨는 또 어머니의 병세 악화 소식에 계속 귀국여부를 고민해야 했다.
이처럼 이번 여행길은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린 여정만은 아니었다.
이들은 한번 시작한 일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그 고비를 넘겼다. 이번 여행에서 이씨 가족이 얻은 것은 1년간의 휴식과 재충전이 아니라, 어려운 순간이 닥쳐올 때 가족이 힘을 모아 이겨내야 한다는 교훈일지 모른다.
이씨 부부는 결국 촬영이 끝난 뒤 일주일뒤인 지난달 27일 모친의 임종을 지키기 위해 부부만 일시 귀국해야했다. 하지만 잠시 중단됐던 이씨의 가족여행은 현재 미국에서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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