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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닷컴기업 직원 "기술직보다 영업직 선호"

입력 | 2001-05-20 18:27:00


벤처기업 디자이너 경력 2년차인 최미희씨(28·여)는 최근 직장을 옮겼다. 그뿐만 아니라 직종도 영업직으로 바꿨다. 기본급은 다소 줄었지만 성과급이 높아 능력을 제대로 발휘한다면 전보다

몇배의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디자이너의 경험이 고객과 상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돼 다른 동료보다 훨씬 유리하고 회사도 대환영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닷컴기업에 기술직을 포기하고 영업직으로 전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기업의 수요와 맞아떨어지는 움직임이다.

현금을 벌지 못해 어려움에 처해 있는 대다수 벤처기업들이 새로운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는 줄이고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미 하고 있는 사업에 온 힘을 쏟아붓고 있는 것. 여기에 필수적인 인력이 현장을 누비며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영업하는 사원들.

인터넷채용사이트인 인크루트(www.incruit.com)가 지난해 10월과 올해 4월 자료를 기초로 구인구직패턴을 비교 분석한 결과는 이런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기업들의 ‘프로그래머, 웹디자이너’ 등 기술직 수요는 줄어든 반면 매출과 직접 관련있는 ‘영업직’ ‘상담 및 고객지원직’에 대한 수요는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기업이 인터넷 채용공고를 통해 모집한 2207명 가운데 ‘상담고객지원직’의 비율은 2.5%였다.

그러나 올해 4월에는 3710명 중 6.4%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상담고객지원직’에 대한 채용 선호순위도 10위에서 4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또 ‘영업직’에 대한 기업의 수요도 지난해 10월 12.6%에서 올해 4월 17.3%로 늘었다.

반면 프로그래머에 대한 기업채용수요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일반 윈도 프로그래머에 대한 채용수요는 지난해 10월 6.0%에서 올해 4월에는 3.9%로 급락했고 순위도 4위에서 8위로 떨어졌다. 웹 프로그래머도 7위(4.0%)에서 11위(2.2%)로 추락했고 그래픽 웹디자이너도 지난해 10월 3.5%에서 올해 4월에는 2.5%로 줄었다.

최근 사원을 채용한 온라인 게임업체 넥슨의 김미정 팀장은 “고객들의 요구수준이 갈수록 높아지고 까다로워진다”며 “고객 최우선 경영방침에 따라 기존 계약직 사원이 대부분이던 고객상담직에 전문지식을 갖춘 정규직 사원으로 대체했다”고 말했다.

한편 기업들은 영업 상담직에 대한 수요가 가장 크지만 취업희망자들은 여전히 일반사무직을 가장 선호하고 있어 실업증가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인터넷사이트를 통한 취업희망자들의 영업직 선호는 지난해 10월(3%)과 올해 4월(3.5%) 크게 변하지 않았다.

반면 기업수요가 올해 4월 4.8%에 불과한 일반사무직에 대해서는 취업희망자의 11.2%가 취업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크루트 이민희 팀장은 “경기가 안좋을수록 영업이나 고객상담직에 대한 기업 수요가 크게 늘어난다”며 “일자리를 얻기 위해서는 눈높이를 낮추고 새로 수요가 창출되는 업무로 눈길을 돌릴 때”라고 충고했다.

lkmh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