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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렴치' 원조교제에 벌금 1500만원 선고

입력 | 2001-05-20 18:34:00


‘청소년 성매매(원조교제)’에 대한 법원의 처벌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서울지법 형사6단독 김정원(金正元) 판사는 18일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오모양(13)에게 “용돈을 주겠다”며 접근해 서울 강남의 한 여관에서 한차례 성관계를 가진 뒤 약속한 돈을 주지 않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박모씨(33)에 대해 이례적으로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씨가 순진한 10대 소녀를 꾀어 성관계를 가진 뒤 약속한 돈을 주지 않고 다음날 여관비 명목으로 2만원만 지급하는 등 죄질이 나빠 고액의 벌금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상대방이 10대 초반의 어린 소녀인 데다 약속한 돈까지 주지 않은 점 등이 고려되기는 했지만 청소년 성매매범에 대한 처벌이 대부분 집행유예나 소액의 벌금형에 그쳤던 전례에 비춰볼 때 이는 상당한 ‘중형’에 해당한다. 지금까지는 500만∼800만원 정도의 벌금형 선고가 일반적이었다.

청소년 성매매범에게 실형이 선고된 경우도 있으나 이는 재범이거나 여러 명의 청소년과 한꺼번에 성관계를 갖는 등 죄질이 아주 나쁜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이뤄져 왔다.

서울지법의 한 판사는 “벌금형이 처벌효과가 높다는 판단에 따라 고액의 벌금형을 선고하는 경우가 늘고 있으며 벌금 액수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법원은 4월 17세 소녀에게 10만원을 주고 한차례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기소된 장모씨(25)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