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구 관심 없다.”
19일 제3회 동아시아대회 남자농구 한국-카자흐스탄전이 열린 오사카 마시마경기장.
한국전에 이어 중국-호주전이 예정된 탓인지 동양인 최초의 미국프로농구(NBA) 선수인 왕즈즈(23·댈러스 매버릭스)를 포함한 중국 선수들이 경기 초반 일찌감치 관중석에 자리를 잡았다.
전반전 뒤 휴식시간에 왕즈즈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하지만 “NBA 진출을 축하한다”는 인사에만 고개를 숙이며 답례한 왕즈즈는 한국 선수들에 대한 평가나 NBA 생활에 대한 질문에 묵묵부답. 계속되는 기자의 질문에 눈길 한번 주지 않던 왕즈즈는 4쿼터 시작과 함께 라커룸으로 이동하며 “관심 없다”는 한마디만을 남겼다. 한국 선수들은 물론 한국 농구에 관심이 없다는 뜻으로 들렸다. 왕즈즈는 실제로 이날 한국 선수들보다 체격이나 파워에서 NBA 선수들와 비슷한 카자흐스탄 선수들의 움직임에 더 주목했다.
한국선수단이 내부적으로 작성한 ‘메달 획득 가능 종목’에 남자농구는 중국에 이어 은메달. 하지만 이날 지리라고 생각지도 않았던 카자흐스탄에 조차 92-121로 대패한 한국남자농구팀에서 보듯 왕즈즈처럼 밖에서는 한국 농구에 대해 전혀 긴장하지도 관심을 두지도 않는 것은 아닐까. 프로출범 이후 안에서의 인기에 우쭐한 한국 남자농구가 ‘우물안 개구리’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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