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럼스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추진하는 국방전략과 군 개혁안이 군 내부와 의회의 강력한 반대에 부닥쳐 실현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고 미 주요 언론들이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8일 “럼스펠드 장관과 군부·의회는 개혁 규모가 크다는 점에만 의견이 일치할 뿐 그 이외의 점에서는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다”면서 “군부·의회에서는 럼스펠드가 추진하는 미사일방어(MD) 계획에 대해 비싸기만 할 뿐 쓸모 없는 아이디어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럼스펠드가 새 국방전략 수립을 위해 핵심 측근들로만 구성된 연구그룹을 조직한 것에 대해 군부에서는 소외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태평양 중심의 새 안보전략이 해군과 공군에 치우치면서 전략 축소가 불가피해진 육군의 불만이 특히 거세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지난해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후보측을 지지한 군부는 그 후 주요 결정 과정에서 소외된 데 대해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포용적인데 반해 럼스펠드는 배타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또 “국방관련 법안의 통과를 결정할 의회의 반감이 더욱 큰 문제”라면서 “럼스펠드의 하이테크 전략으로 인해 지역구의 기지 및 군수공장 폐쇄가 우려되는 의원들의 반대를 잠재우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도 18일 “럼스펠드 장관이 수주 내에 수십억달러의 국방예산 증액을 요구해 예산 규모를 부시 대통령이 제안한 3240억달러에서 더욱 늘어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냉전시대도 아니고 미국이 세계 최강국으로 혼자 남은 오늘날 국방예산 증액을 요구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럼스펠드가 MD 계획 추진을 위해 중국과 북한 등 적대국의 위협을 과대평가하고 있다’는 비판가들의 의견을 전하면서 “실제로 중국은 장거리 미사일 18기, 북한은 1, 2기 정도 보유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신문은 또 “의회 군부 군수업계 등 ‘철의 삼각지대(Iron Triangle)’에서는 ‘럼스펠드가 계획을 다 짜놓고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우리 견해를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밝히고 “그러나 일각에서는 럼스펠드가 신중하게 정보를 수집하고 만반의 준비를 하는 스타일이라는 호의적인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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