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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 엿보기]정이란 무엇일까

입력 | 2001-05-21 10:01:00


프로농구 기아의 ‘간판스타’ 강동희(35·1m80)는 일요일인 20일을 뜻깊게 보냈다.

동창들과 함께 고기를 싸들고 모교 인천 송도고를 찾아 후배들과 어울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 농구실력은 물론 먹성에서도 남에게 지지 않는 강동희는 고교시절 이따금 선배들이 찾아와 사준 ‘자장면 맛’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강동희가 이날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았던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이날 새벽 지긋지긋하게 끌어오던 구단과의 재계약 협상을 마무리지었기 때문.

강동희는 철야면담을 통해 지난 시즌보다 3000만원이 오른 연봉 2억5000만원에 3년 계약을 확정지었다. 이후 미국 유학과 최소 2년간 지도자 보장이라는 연봉 이외의 조건도 달았다.

강동희의 계약은 자유계약선수(FA) 중 최초로 팀동료 김영만 등 다른 FA선수들의 계약 기준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5시즌의 프로농구에서 4시즌을 어시스트 1위에 오른 최고의 포인트가드 강동희는 한때 12년 동안 정든 기아를 떠날 생각도 했었다. 그러나 그는 떠나지 않았다. 이유는? “젊었으면 모르겠는데 이제 와서 친정같은 팀을 떠날 수는 없어요. 팀에서도 의리를 지킨다고 하는데 제가 열심히 해서 우승 한번 해야지요.”

“내일 아침 계약서에 도장찍고 얼른 땀 빼며 운동해야지요.” 고민을 훌훌 털어 버린 강동희는 이제 그동안 10㎏가까이 늘어난 체중과의 전쟁만 남았다.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