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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문화 캠페인]학문발전 위한 '아름다운 기부 2題'

입력 | 2001-05-21 18:26:00


농촌마을 주민 170여명이 시가 100억원 상당의 주민 공동소유 임야 20만평을 대학신설 부지로 기증키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울산 북구 중산동 약수마을 주민모임인 동산회(회장 이종혁·79)는 14일 열린 총회에서 주민 공동소유인 북구 중산동 산 3의3 일대 65만973㎡(19만7000평)를 대학신설 부지로 내놓기로 결의하고 공증을 마쳤다.

동산회는 다음달 초 북구청을 방문해 조승수(趙承洙) 북구청장과 ‘대학유치 조건부 기증협약서’ 조인식을 가진 뒤 소유권 이전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주민들이 기증하기로 한 땅은 6·25전쟁 이전인 1940년대에 이 마을에 거주했던 70여명의 주민이 공동묘지로 쓰거나 땔감용 나무 벌채를 위해 공동으로 매입했던 것으로 동산회는 이 땅을 물려받은 후손 170여명이 회원이다.

이 땅의 시가는 평당 평균 5만여원으로 총 100억원을 호가한다.

동산회 회원들은 지난해 말부터 이 땅의 처리를 놓고 수 차례 회의를 했으며 일부 회원들은 조만간 마을 뒤로 도로가 개설될 예정이어서 이 땅의 재산 가치가 높다며 땅을 나눠 갖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다수 회원들이 땅을 개개인이 나눠 갖기보다는 뜻 깊은데 쓰자는 의견을 내놓았고 결국 이 땅을 대학유치 부지로 내놓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 회장은 “마을의 공동 발전과 대학이 부족한 울산에 대학을 유치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이 땅을 기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jrjung@donga.com

▼70대 할머니 20억대 땅 연대에 기증▼

70대 할머니가 20억원대의 땅을 유언을 통해 연세대에 기증했다.

21일 오전 11시반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총장실.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69학번인 이명수(李明洙·50·동진산업주식회사 대표이사)씨가 경기 구리시에 있는 25억원 상당의 대지(250평)를 기증하며 “어머니의 뜻”이라고 밝혔다.

이씨가 이날 기증한 땅은 지난해 숨진 어머니 이연희(李蓮姬·당시 75세)씨 소유였다.

어머니 이씨는 간암으로 숨지기 한달전인 작년 3월 가족들을 불러모아 “사회를 통해 번 돈을 사회를 위해 쓰고 싶다”며 “장남이 나온 연세대를 위해 써달라”고 유언했다. 이씨의 6남매인 자녀들도 모두 어머니의 뜻에 따르기로 의견을 모았다.

함경남도 북청 출신인 어머니 이씨는 6·25전쟁때 남편 이동욱(李東郁·전 동진산업주식회사 회장)씨와 빈손으로 월남, 남편이 건설업을 하면서 재산을 모으는 동안 평생 전업주부로 내조를 해왔다.

아들 이씨는 “어머니는 휴지를 쓸 때도 반쪽으로 잘라 사용할 정도로 검소했다”고 말했다.

어머니의 뜻에 따라 아들 이씨는 작년 10월 어머니 소유 땅을 연세대에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그동안 근저당이 설정됐던 땅을 연세대에서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도록 근저당을 해제한 뒤 이날 기증했다.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