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1일 대구 월드컵경기장 개장식(20일)에서 있었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와 민주당 김중권(金重權) 대표에 대한 ‘차별대우’를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
최고위원들과 상설특위위원장들이 참석한 확대간부회의에서 이 총재 연설만 전광판으로 중계한 것 등에 대해 분개하는 발언들이 잇따랐다.
정범구(鄭範九) 홍보위원장은 “6만5000여명이 밀집한 현장에서 이 총재 연설은 내내 전광판에 나왔으나 우리 당 대표 연설은 단 한 컷도 전달되지 않은 것은 한나라당과 대구시의 의도적인 여당 무시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치호(李致浩) 윤리위원장은 “이 총재가 나라를 이끌어갈 덕인(德人)이라면 문희갑(文熹甲) 대구시장에게 시정을 요구했어야 했다”며 “(이날 일은) 문 시장과 한나라당이 치밀한 계획에 따라 준비한 것”이라며 당 지도부의 강력한 대처를 촉구했다.
김 대표는 “스포츠와 월드컵은 이념과 사상을 초월, 국민과 민족화합에 앞장서야 하는데 어제 행사가 그렇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우울하다”고 말했다.
한화갑(韓和甲) 최고위원은 “스포츠를 정치에 활용하고 국민분열적 태도를 보이는 정치지도자는 나라의 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다”며 “어제 상황을 전 국민에게 알려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은 전광판 연설 중계와 관련, “문 시장, 김한길 문화관광부장관, 정몽준(鄭夢準) 대한축구협회장 등 앞사람의 말이 길어지는 바람에 김 대표 말이 중계가 안된 것이며 이 총재 인사말도 절반 이상 잘렸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야당을 음해하려는 여당의 행태에 개탄한다”며 “(어제 소동이) 과잉충성분자들에 의한 과잉행동이라면 즉각 중단하고, 대구시와 시민, 우리 당을 욕보인데 대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또 한나라당 대구시지부는 논평을 내고 “대표 연설이 전광판에 안나왔다고 외국인과 어린이들을 앞에 두고 의자를 발로 차는 등 행패를 부리고, 한나라당과 대구시의 정략적 음모 운운하는 작태는 나라를 망치고 있는 민주당의 최후의 발악”이라고 주장했다.
jkmas@donga.com
대구 소동 여야 주장
논란거리
민주당
한나라당
축사 전광판 생중계
대구시가 의도적으로 이회창 총재의 연설만 전광판으로 생중계했다
앞사람들 연설이 예정보다 길어지는 바람에 이총재 연설도 뒷부분이 잘렸다
시축 공 사인 안내방송
주최측이 의도적으로 이총재가 사인한 사실만 안내방송을 했다
이총재가 사인한 뒤 누가 누구인지 분간할 수 없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연출돼 김대표는 안내방송이 안된 것이다
축하 화환 전달
김대표에게 주겠다며 장애인이 꽃다발을 들고 가는 것을 진행요원들이 막고 꽃을 빼앗는 일이 발생했다
사소한 행사까지 대회조직위가 조정토록 돼있었는데, 민주당 대구시지부가 사전조정을 못한 모양이다
축사 사전 조정
당초 김대표만 축사할 예정이었으나 문희갑 대구시장이 이총재에게 연락해 함께 축사를 하도록 했다
행사준비 단계부터 주최측과 당 대구시지부 간 이총재 축사 문제가 조율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