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2년생 M양(17)은 갈수록 수학에서 남보다 처졌다. M양은 점차 수학을 포기하게 됐다. 누구도 기초를 닦을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많은 학생들은 기초를 세우라고 하면 현재 배우는 것을 2, 3번 반복 공부한다. 수학은 한번에 뛰어 오를 수 없는 계단이다. 초등학교 계산문제부터 혼동이 온다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초등학교 교재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기초가 부족한 학생들은 항상 공부할 때 저학년 교과서(참고서)를 옆에 두고 모르는 것이 나오면 항상 그 뿌리까지 찾아 들어가 공부해야 기초가 바로 잡힌다.
기초를 닦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 고교생이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3학년까지의 과정을 다시 정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1∼2달이다. 모든 것을 다 공부할 필요는 없으며 다음 학년에서 필요한 것을 위주로 정리하면 충분하다.
M양은 초등학교 수학부터 공부하기 시작했다. 2개월이 지나 중학교 과정을 마치고 고등학교 수학을 시작했다. M양은 “수학이 이렇게 쉬운 줄 예전에 미처 몰랐다”며 자신감을 갖게 됐다.
고교에 진학하는 C군(15)은 “앞에 공부한 것이 하나도 생각이 안나요”라고 말했다.
공부를 하려면 기초를 쌓고 그 위에 뼈대를 세워야 한다. 기초는 각 단원에서 배우는 용어의 정의, 기호의 성질, 기본 문제 등이다. 뼈대는 그 단원에서 가장 중요한 공식, 정리, 핵심 문제를 의미한다. 시간이 갈수록 개념이나 공식 등이 많아져 그 줄기를 제대로 꿰지 않으면 잊어버리기 쉽다.
이 때는 ‘정리’가 중요하다. 옷가지도 옷장에 잘 정리해두면 찾기 쉬운 것처럼 배운 내용의 특징과 차이점을 잘 구분해 정리하면 ‘혼동’의 함정을 피할 수 있다. 사람의 기억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반복과 확인도 중요하다.
C군은 공부한 것을 노트에 ‘정리’하기 시작했다. 먼저 공부하는 개념이나 공식을 정리하고 중요한 문제는 따로 정리했다. 그 문제들이 가지는 특징과 풀이법을 주의 깊게 살펴 보면서 공부했다. 한 단원을 배우면 48시간내에 복습했다.
그 결과 배운 것이 차곡차곡 정리되고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 자신의 실력이 훌쩍 자란 것을 알게 됐다. “이젠 수학이 보여요!”라며 어려운 내용과 문제에도 도전할 수준이 되었다.
한창수(‘수학공부 절대로 하지마라’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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