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보인 ‘평화와 도약’이 3개 신문(동아 조선 중앙일보)의 보도내용을 정권흠집내기 등으로 싸잡아 비난하고 나선 것은 예사롭지 않다.
이 당보는 8개면 중 3개면에 걸쳐 3개 신문의 기사를 인용하며 개혁정책 헐뜯기, 경제불안 조성하기, 지역감정 부채질하기, 재벌 편드는 특정정당 옹호 등으로 규정했다. 특히 세무조사와 신문고시에 대한 3사의 비판을 ‘억지’라고 비난했다.
3개 신문이 그동안 세무조사 신문고시 부활 등과 관련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은 정부의 이런 조치들이 언론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크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김대중 대통령이 언론개혁에 대해 언급한 직후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시작됐고, 매출액으로 따져 중소기업 수준임에도 대규모 인력이 투입됐으며, 그것도 부족해 조사기간을 연장한 것, 경영과 관련 없는 편집관계자들에 대해서까지 은밀히 계좌추적을 한 것 등은 언론탄압의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으며 해당신문사로서는 당연히 그 의도와 적법성 여부를 따져볼 수 있는 것이다.
신문고시 문제도 마찬가지다. 규제완화차원에서 없앴던 것을, 신문업계 내부의 노력으로 공정경쟁체제가 자리잡혀 가는 시점에 다시 부활하는 것은 다른 속셈이 없고서야 그럴 수 있느냐는 의문을 갖기에 충분하다. 그런데도 이를 ‘억지’라고 본다면 그것이야말로 ‘억지’가 아닌지 묻고 싶다.
사안에 따라 정부여당과 언론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 이 경우 신문 나름대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것은 언론의 본질적인 기능이다. 자신들의 의견과 다르다고 해서 이것을 정권이나 개혁정책에 대한 헐뜯기로만 보고 허위 과장 편파 왜곡보도로 몰아붙인다면 언론의 자유는 숨쉴 수 없다.
물론 신문이라고 해서 완전무결할 수는 없다. 불가피한 사정으로 오보가 생길 수도 있고 사실과 거리가 있는 비평이 나갈 수도 있다. 이럴 경우 관련법 절차에 따라 대응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이처럼 ‘언어폭력’이니 ‘여론조작’이니 하는 등의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
당보(黨報)는 문자그대로 당(黨)의 신문이다. 그렇다면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언론관이 그 정도인지 안타깝다.
이른바 친여(親與) 매체와 일부 시민단체에 이어 마침내 민주당보까지 3개 신문을 헐뜯고 옥죄는 대열에 가세한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