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배우들보다 감독과 제작자의 면면이 더 눈에 띄는 영화다.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와 마이클 베이 감독은 초대형 상업영화 제작에 죽이 잘 맞는 파트너.
두 사람은 처음 함께 제작한 로 전 세계에서 1억6000만 달러(약 2080억원)를 벌었고 으로 3억 달러(약 3900억원), 아마겟돈 으로 5억5000만 달러(약 7150억원)를 벌었다.
그러나 크게 벌여 크게 버는 데에 이골이 난 두 사람도 엄청난 제작비를 들인 에는 상당히 신경이 쓰이는 듯했다. 21일 하와이 호놀룰루의 로얄 하와이안 호텔에서 만난 이들은 아주 초조하다 고 말문을 열었다.
이렇게 많은 예산을 들여 영화를 만들기는 처음이라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1억4500만 달러(1885억원)의 제작비도 처음에는 2억 달러(2600억원)로 책정됐다가 줄어든 것이다. 그런데도 막상 하다보니까 폭격장면을 위한 특수효과, 60년된 전투기를 동원해야 하는 등의 문제로 예산 초과를 막기 위해 애를 써야 했다. (마이클 베이)
진주만 은 서사적 규모와 2시간55분에 달하는 상영시간, 대대적인 마케팅 등 여러모로 과 비교된다. 과 의 차이를 묻자 베이 감독은 "은 배 한 척만 가라앉혔지만 우리는 여러 척을 가라앉히지 않느냐"고 장난스럽게 응답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흥행사인 이들이 초대형 상업영화의 소재로 다소 무거운 역사적 사실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이 영화는 모든 세대, 지역의 사람들이 각자 그들의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비극에 대한 '유니버설 스토리'이다." (마이클 베이)
"우리는 이 러브스토리를 그린 오락영화라 생각하고 제작했다. 영화를 판매할 때도 미국에서야 역사적 의미를 강조하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러브 스토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로 받아들여질 거라고 생각한다." (제리 브룩하이머)
브룩하이머는 일본 전투기 조종사가 진주만을 저공비행으로 공습하며 아이들에게 빨리 피하라고 손짓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생존자의 증언을 토대로 만들었다. 은 선악의 대결이 아니라 피치 못할 운명에 휘말린 인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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