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에게 가짜 약을 진짜라고 믿게 하고 투여하면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이른바 ‘위약효과(placebo effect)’가 사실은 근거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덴마크 코펜하겐대의 아스비욘 흐로비야르트손 박사와 피터 고체 박사는 그동안 발표된 위약 관련 연구논문 114건을 분석해 미국의 뉴잉글랜드의학저널에 23일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흐로비야르트손 박사는 위약에 관한 연구 논문들을 자세히 살펴본 결과 대부분이 다른 논문의 연구 결과를 인용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인용된 논문을 계속 추적한 끝에 그는 마지막으로 1955년 미국 의학협회저널에 발표된 한 논문을 찾아냈다.
이 논문은 ‘환자 가운데 3분의 1은 가짜 약을 진짜라고 믿고 복용한 뒤 상태가 호전됐다’는 이론을 처음 주장했다. 그러나 이 논문의 연구자는 실험 대상의 환자들이 복용한 위약 때문에 상태가 좋아진 것인지, 아니면 자연적으로 병이 호전된 것인지를 구별하지 못했으며 객관적으로 이를 뒷받침하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흐로비야르트손 박사의 연구 결과에 따라 인간의 마음이 몸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에 큰 의문을 제기하게 됐으며 모든 종류의 위약 사용도 현저하게 줄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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