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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뉴스]알랭 레네 회고전 오는 25일 개막

입력 | 2001-05-24 18:44:00


서울시네마테크는 25일부터 6월1일까지 전후(戰後) 프랑스 영화를 대표하는 감독인 알랭 레네의 회고전을 서울 종로구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개최한다.

알랭 레네는 다큐멘터리에서 전위영화에 이르기까지 실험적 양식을 구사하고 영화를 통해 현재와 과거와의 관계, 기억과 망각, 개인의 기억과 역사의 본질 등을 탐구해오면서 ‘진정한 현대영화의 출발’이라는 평가를 받는 감독. ‘지적인 영화’를 지향하던 장 뤽 고다르 같은 감독과 질 들뢰즈 등 사상가들에게도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회고전에서는 그의 장편 극영화 데뷔작인 ‘히로시마 내사랑’ 등 11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상영작 중 ‘밤과 안개’는 전후 처음으로 아우슈비츠의 끔찍했던 과거를 이미지에 담아낸 영화. 레네는 현재의 평화로운 풍경과 폐허가 된 캠프의 흔적을 교차시키면서 아우슈비츠가 죽어버린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여전히 남아있는 기억의 흔적임을 상기시킨다.

‘뮤리엘’은 레네의 초기작 중에서도 가장 깊은 경지에 도달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영화. 과거의 기억에 사로잡힌 인간들이 엮어내는 인간관계를 복합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앙리 번스타인의 1920년대 희곡을 영화화한 ‘멜로’는 연극적 무대장치와 화면구성이 돋보이며 멜로드라마의 본질에 접근하는 레네의 연출력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작품. 또 ‘스모킹’과 ‘논 스모킹’은 같은 배경에 같은 등장인물을 기용해 정원에서 담배를 피우려는 단순한 사건에서 얼마나 다양한 상황이 비롯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영화로 알랭 레네가 시도한 영화 양식 실험의 극한을 보여준다. 02-733-8945

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