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1, 2) 낸 박정진씨
철학자 도올 김용옥씨가 최근 KBS1에서 방송하던 ‘도올 논어이야기’를 갑자기 중단하면서 또한번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김용옥씨와 관련한 논란을 총정리한 ‘도올 김용옥’(불교춘추사)을 펴낸 박정진씨(사진)의 이력 또한 만만치 않다. 전직 신문기자인 그는 문화인류학 석박사 과정을 마치고 대학 강사 겸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미 20권에 달하는 저서를 낼 만큼 글쓰기도 왕성하다.
그는 이미 1990년에도 ‘무당시대의 문화무당’(지식산업사)이라는 저서를 통해 1980년대 중반부터 일기 시작한 ‘김용옥 신드롬’을 분석한 바 있다. 이번 책에서 그는 언론과 단행본에 실렸던 김용욕과 관련된 논란을 조목조목 인용 정리하며 나름의 잣대를 가지고 비평을 가한다.
“김씨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김씨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비판할 때 이용해 온 개념이 ‘향원(鄕原)’이란 것이었습니다. 김씨에게도 이 ‘향원’이라는 잣대를 들이댈 필요가 있습니다.”
‘향원’이란 공자가 ‘덕을 해치는 자’라고 비난했던 위선적 지식인을 가리키는 말이다. 박씨는 이 ‘향원’이란 잣대를 김씨에게 들이댐으로써 고전을 근거로 현실문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김씨가 정말 양심적이고 정의로운 지식인인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그 동안의 논란이 김씨의 논어 해석이나 그의 강의 스타일과 관련된 것이었던 것과 달리 박씨는 그 행위의 정치적 의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TV에서 한 개인에게 매주 두 시간이나 배정했던 것은 선교방송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라며 김씨에게 주어진 ‘특혜’ 때문에라도 김씨가 정치적 오해에 휩싸일 위험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물론 김용옥에게 현실정치를 비판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또 고전의 실존적 이해를 위해서는 그것이 불가피한 측면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의 비판의 내용을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현정권이 역점을 두는 사안은 추켜 올려주고 어느 정권의 잘못인지 책임 소재를 따지기 어려운 잘못을 집중적으로 성토하는 경향이 지배적입니다.”
김씨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방영되며 반론의 기회가 전혀 주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이런 식의 비판을 할 경우, “김씨 자신은 전혀 모르고 있을지라도 현 정권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움직인다는오해를살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그럼에도 박씨는 “지금이야말로 김용옥씨와 같은 문화영웅들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김씨가 지금까지는 ‘말을 할 때’ 더욱 기가 왕성하고 살아있음을 느껴왔겠지만 앞으로는 ‘말을 하지 않을 때’ 그렇게 되어야 할 것”이라며 ‘자중자애하는 수양’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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