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이광은 전 감독을 해임하고 `관리야구의 거장' 김성근 감독대행(이하 감독) 체제로 이행한 LG의 발걸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자율야구와 신바람야구를 추구해온 LG의 사령탑을 맡은 김성근 감독은 24일까지 팀이 13승1무29패(승률 0.310)로 7위 롯데에 5.5경기 차로 뒤진 꼴찌에 머물러 있지만 일단 부임 이후 4승4패의 반타작을 일궈내 더이상 추락은 막아낸 셈이다.
부임 첫날 '자기만 생각하는 선수는 쓰지 않겠다', '이기는 야구를 하겠다'고 말했던 김감독은 아니나 다를까 자신만의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장악하고 있다.
찬스다 싶으면 중심타자들에게도 예외없이 번트를 시키는가 하면 조기강판에 불만을 드러낸 에이스 해리거를 2군에 보내는 등 팀분위기를 해치는 선수에게는 여지없이 철퇴를 내렸다.
더욱이 강타자 양준혁, 김재현을 1번타순에 투입하는 등 그간의 관례를 깬 타선운영과 승리투수요건 등 일체의 주변요소를 배제하고 상대타자에 따라 줄줄이 투입하는 마운드운용은 김감독의 색깔을 그대로 드러내는 부분.
24일 열린 한화와의 홈경기는 이런 김성근야구의 진면목을 보여준 경기였다.
선발투수로 나와 올시즌 최고의 역투를 이어가던 신인 이동현이 6-1로 앞서 데뷔 첫 승이 아른거리던 5회 볼넷과 실책 등으로 무사만루에 몰리자 곧바로 최창호를 투입하는 냉정함을 보였고 6회와 7회 무사에 주자가 나가자 4점차의 리드에도 불구, 희생번트를 주문했다.
이날의 백미는 6-6 동점이던 8회말 2사후 상대투수가 좌완 김정수임을 감안해 3회 큼직한 3루타를 뽑았던 거포 양준혁을 빼고 백업포수인 무명의 최동수를 투입한 장면.
결국 최동수가 결승홈런으로 자신의 확률야구를 빛나게(?) 하자 김성근 감독의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번져 나왔다.
'아직 기대치의 50%에 올라온 것에 불과하지만 서서히 선수들이 나의 야구에 적응해가고 있다'며 일단은 만족감을 드러낸 김성근 감독이 올시즌 과거 태평양과 쌍방울의 `쿠데타'를 LG에서 재현할 수 있을 지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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