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
한국 테니스의 간판스타 이형택(25·삼성증권)이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이형택은 28일 밤(이하 한국시간) 대회 개막을 앞두고 26일 파리 롤랑가로에서 안드레이 메드베데프(우크라이나)와 연습경기를 하다 왼쪽 갈비뼈 아래 근육을 다쳤다. 밖으로 나가는 공을 쫓아가 힘껏 받아치다 복부 근육이 1㎝ 가량 늘어난 것. 통증이 심한 상태는 아니지만 자칫 무리한 출전으로 부상이 심해질 우려가 있다는 게 삼성증권 주원홍 감독의 설명. 27일 밤 현지 병원에서 최종 정밀 검사 결과를 들어본 뒤 출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지만 설사 코트에 나서더라도 최상의 기량을 발휘하기는 힘들 전망.
이형택은 대진 추첨 결과 1회전에서 강호 예브게니 카펠니코프(27·러시아)와 맞붙게 됐다. 1m91, 78㎏의 당당한 체구인 카펠니코프는 92년 프로에 데뷔해 현재 세계 랭킹 7위이며 99년 세계 1위까지 올랐다. 96년 프랑스오픈과 99년 호주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며 메이저 2승을 거둔 것을 포함해 통산 23승을 올렸다. 2000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그라운드 스트로크가 주무기로 이형택보다 한수 위의 기량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최근 전적 4승8패에 클레이 코트에서 부진한 상황.
주 감독은 “컨디션이 좋았던 형택이가 1회전만 통과하면 3회전까지도 무난할 것으로 봤는데 갑작스레 드러눕게 돼 답답하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이번 대회 남자단식에서는 2연패를 노리는 톱시드의 구스타보 쿠에르텐(브라질)이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메이저 최다승 기록(13회)을 갖고도 프랑스오픈에서는 단 1승도 낚지 못한 피트 샘프러스(미국)가 악연을 씻을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
여자 단식에서는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 비너스 윌리엄스와 제니퍼 캐프리아티(이상 미국) 등이 우승을 다툴 전망. 지난해 챔피언 마리 피에르스(프랑스)가 부상으로 불참한 가운데 홈그린의 아멜리 모레스모는 개최국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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