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가 휴스턴전 1회초에 다부진 표정으로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AP]
허리 부상 장기화의 의심까지 받으며 세 번째 도전해 시즌 5승에 성공하고 개인 통산 70승을 달성했기 때문이었을까.
평소보다 수염을 훨씬 텁수룩하게 기른 박찬호(28·LA다저스)의 입가엔 모처럼 환한 미소가 번졌다. “어머니께서 매콤한 무교동 낙지를 준비해와 먹었는데 느낌이 좋았다”며 농담까지 했다.
예정보다 하루 빠른 26일 선발 등판한 박찬호는 올 들어 가장 빼어난 투구를 보였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꼴찌지만 리그 팀 홈런 1위의 홈런 군단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홈경기. ‘찬호 도우미’로 친숙한 3번 게리 셰필드와 5번 에릭 캐로스가 부상으로 빠졌고 상대 선발투수는 휴스턴의 사실상의 에이스인 6승1패의 웨이드 밀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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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박찬호는 올 들어 가장 긴 7과 3분의 2이닝을 던지며 6회까지 매 이닝 삼진을 잡는 등 탈삼진 10개에 5안타와 4사구 3개만 내주며 1실점으로 막아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박찬호는 이날 투구수가 101개에 불과해 완봉승까지 눈앞에 뒀지만 4-0으로 앞선 8회 무사 1루에서 보크 판정을 받아 무사 2루가 됐고 2사후 크레이그 비지오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1실점한 뒤 물러났다.
어쨌든 이로써 휴스턴의 연속경기 홈런기록을 15경기에서 멈추게 한 박찬호는 탈삼진 75개로 리그 4위에 올랐고 평균자책을 2.95(7위)로 끌어내렸다. 또 18승을 올렸던 지난해보다 나흘 빨리 시즌 5승을 달성해 20승 발걸음을 재촉했다. ‘여름 사나이’ 박찬호는 지난해 5승째부터 5연승을 달렸고 97년과 98년에는 5승5패후 5연승을 달렸다.
박찬호는 31일 오전 11시10분 역시 타격의 팀인 콜로라도 로키스의 에이스 마이크 햄튼과 선발 맞대결로 시즌 6승에 도전한다.
한편 보스턴 레드삭스의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도 26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에서 탈삼진 14개에 무4사구 1안타 완봉승을 거둬 시즌 5승째를 거두며 통산 74승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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