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시대 한 마을에 솔개라는 용맹한 총각이 살고 있었다. 천민의 신분이지만 무예를 열심히 닦던 그에게 같은 천민인 이웃집 노인이 말을 빌려줬다가 주인에게 발각돼 매를 맞고 죽는다. 노인의 딸 은비는 솔개가 맹훈련하는 산봉우리까지 식사를 나르는 등 뒷바라지를 한다. 이어 외적이 쳐들어오자 솔개는 전장에 나가 큰 공을 세우고 벼슬을 얻는다. 솔개는 은비와 혼인을 한다. 그러나 주위에선 은비를 내치고 귀족 집안과의 결혼을 권유하지만 솔개는 모든 재산과 벼슬을 뒤로 하고 은비와 함께 먼 곳으로 떠난다.’
교훈적인 내용을 담은 북한 만화다. 그동안 말로만 듣던 북한 만화를 직접 볼 수 있는 행사가 열린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는 지난해 11월 국내로 들여온 북한만화 49권과 애니메이션 20편 등을 8월 11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코엑스 태평양관에서 열리는 서울 국제 만화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남북만화 교류전’ 형태로 전시 및 상영할 계획이다. 이 행사의 특징은 일반 관람객들이 북한 만화를 직접 읽어볼 수 있다는 것.
북한 만화 내용은 어린이 도덕 교육을 위해 과거 전설이나 동물이 주인공인 우화를 만화로 바꾼 것이 많고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노골적 비판과 김일성의 항일투쟁을 전설화한 영웅담도 적지 않다.
이들 만화책은 각각 우편 엽서 크기, 일반 공책 크기, A4 용지 절반 크기 등 다양한 크기며 대부분 40∼60쪽 분량이다. 70년대 우리 만화책처럼 컬러 표지에 속 그림은 모두 흑백이다.
또 전시회에서 상영될 북한 애니메이션 20편은 국내에서 처음 공개되는 작품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