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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신동일의 작곡마당' 무료 공연

입력 | 2001-05-27 18:25:00


“음악이 못내 좋아 곡을 썼습니다. 이제 청중을 찾아 나섭니다.”

인터넷에서 만난 다양한 경력의 젊은 작곡가들이 발표회를 연다. 평범한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겠다는 ‘의사소통 지향’의 음악회로서 눈길을 끈다. 6월2일 7시반 서울 강남구 학동 마루홀에서 열리는 무료공연 ‘신동일의 작곡마당’.

작품을 발표하는 7명의 작곡가는 ‘좌장’격인 신동일(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까지 모두 20대∼30대 초반. 신씨의 웹사이트에서 다양한 의견을 나누다가 ‘죽이 맞았다’. 하나같이 작곡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갖고 있으나 들어줄 청중을 찾지 못해 실망만 했고, 작곡의 길로 계속 매진할 것인가 하는 갈등도 똑같았다.

치열한 고민과 토론 끝에, 신씨를 중심으로 매년 2차례 이상의 발표회를 통해 청중을 찾아 나서기로 마음을 모았다.

경력도 일곱 사람의 얼굴만큼이나 천차만별. 김상현은 영문과를 중퇴한 뒤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 입학해 작곡이 아닌 음악학을 전공 중이다. 고전주의적 경향의 가곡을 주로 쓴다. 경원대 작곡과에 재학 중인 김수민은 드물게 ‘정통’코스를 밟았지만 학교에서 학점 따기 위한 현대음악보다는 베토벤이나 쇼팽이 훨씬 좋다는 ‘별종’.

김정희는 전자공학과를 중퇴한 뒤 노동운동에 투신했다가 결혼 후 음악공부를 시작한 만학도. 국악 기법을 사용한 창작에 관심이 많다. 기계공학과를 휴학한 김현석, 결혼 후 피아노학원을 운영하다 다시 작곡의 꿈을 불태우는 이지연, 음악가인 아버지 아래서 음악적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거듭했다는 작곡학도 우예소라도 별나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들을 묶는 공통점은 뚜렷하다. “자기만족을 위한 작곡의 시대는 지났습니다. 대중에 대한 책임감을 지녀야 해요.”(김정희) “기법만을 위한 기법은 싫어요. 청중 앞에 자신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음악을 합니다.”(이지연) 사용하는 악기와 기법은 천차만별이지만, ‘누구나 공감하는 작품을 쓰겠다’는 열정만큼은 양보가 없다.

신동일씨는 “작곡에 대한 열정을 가진 누구든지 고민을 나누고 함께 작업하고 싶다”며 ‘발표회 외에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한 음악파일 공유 등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http://www.mp3.com/Dong-ilSheen 02-6248-0141.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