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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원로 바리톤 조상현 29일 '라스트 콘서트'

입력 | 2001-05-27 18:25:00


“부족한 힘이나마 이 땅에서 음악을 위해 바치고 싶었습니다. 이제 한 장을 마무리하렵니다.”

원로 바리톤 조상현(77)이 ‘라스트 콘서트’를 갖는다. 29일 7시반 서울 종로구 신문로 2가 금호아트홀에서 열리는 ‘독일 한국 예술가곡의 밤’. ‘2001년 바리톤 조상현의 아름다운 매듭’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피아니스트인 장녀 조영방(단국대 음대 교수)이 반주를 맡아 슈만 ‘헌정’ 등 독일가곡과 윤용하 ‘보리밭’ 등 우리가곡을 노래한다.

그가 처음 독창회를 가진 것은 포연의 자취가 채 가시지 않은 1954년. 정진우 피아노반주로 배재음악당에서 슈베르트 가곡 콘서트를 열었다. 그 뒤 대략 2년에 한번 꼴로 독창회를 빼놓지 않았다. 지난해 11월에는 문화일보홀에서 여전히 건재한 음성으로 슈베르트 ‘겨울나그네’ 전곡을 열창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예술가곡이 담고 있는 귀중한 의미를 알리는 데 한몫 맡겠다는 생각에 힘든 줄도 몰랐지요. 스물 네 차례의 독창회는 가곡의 불모지에서부터 이만큼이나마 성숙해온 우리 성악계의 모습도 함께 담고 있습니다. 소망하건대 앞으로 50년 후에는 우리 음악, 우리 가곡이 세계적인 음악이 됐으면 더 바랄 것이 없겠어요.”

음악평론가 김형주는 “조로증이 심한 우리 연주계에서 그의 열정과 강인한 의지, 학구열은 젊은 세대에 좋은 교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길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은 “화려한 목소리로 마음을 사로잡는 성악가는 나이 들면 빛을 잃는다. 그러나 따뜻한 마음으로 노래하는 성악가는 오래도록 마음 속에 여운을 아로새긴다. 조상현 선생이 후자의 대표적 인물”이라고 말했다.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