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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문차일드 '사랑하니까' 뮤직비디오로 화제몰이

입력 | 2001-05-28 18:18:00


그룹 ‘문차일드’의 변신은 성공할까? 지난해 데뷔한 ‘문차일드’는 톱스타들의 틈을 비집고 어느 정도 터를 잡은 그룹. 그러나 로커 신해철이 프로듀스하고 조성모의 소속사인 GM프로덕션이 뒷받침한 그룹치고는 기대에 못 미쳤다.

‘문차일드’는 이수(20·보컬) 민혁(20·전기 드럼) 정민(19·건반과 스크래칭) 제이 윤(19·베이스와 바이올린)으로 구성된 4인조 밴드. 직접 악기를 연주하는 이들은 데뷔 당시 국내 유일의 ‘보이 밴드’로 댄스 율동을 앞세우는 ‘보이 그룹’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최근 ‘사랑하니까’를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2집에서는 두 가지 변화를 줬다. 음악적으로 강렬한 록에서 부드러운 발라드로 바뀌었고, 또 뮤직비디오를 내세웠다.

‘사랑하니까’는 호소력 짙은 보컬이 애수 어린 선율을 타고 흐르는 록발라드다. 록사운드가 강렬하게 터져 나오기도 하지만 단아한 피아노 연주와 러시아 풍의 장중한 후렴구가 애절함을 더한다. 데뷔곡 ‘딜리트(Delete)’의 묵직한 보컬과 강렬한 사운드와는 크게 다르다.

‘문차일드’는 “1집에서 테크노와 록으로 우리의 음악세계를 고집했다면 2집에서는 보다 대중을 향한 장르를 선택했다”며 데뷔음반에서의 부족한 부분을 인정한다.

‘사랑하니까’의 뮤직비디오로 화제 몰이에 먼저 나선 것도 1집과 다른 대목. 수 억 원의 제작비, 뉴질랜드 현지 로케, 정준호 김효진 구본승 등 호화캐스팅, 멤버들이 뮤직비디오에 출연하지 않는 신비화 전술이 같은 소속사 소속인 조성모의 뮤직비디오 전술과 닮았다.

‘문차일드’의 뮤직비디오 전술은 일단 화제몰이에 성공했다. 2분 남짓한 예고편에서 ‘가수가 누구냐’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했고 본 편은 방송사 심의에서 폭력적이라는 이유로 일부 장면 수정 요청을 받아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것. ‘문차일드’측은 일부 장면을 삭제했으나 심의결과에 대해 반론을 펴는 등 공식적인 대응을 밟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2집에서도 기타와 드럼 연주에 자연스런 록 보컬이 어우러지는 ‘공유’, 장중한 스케일 감을 드러내는 ‘끝없는 사랑’, ‘저 하늘 높이 나는 새들을 바라봐’라고 외치는 ‘Find Your True Self’ 등으로 음악적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2집은 최근 가요계의 극심한 불황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10만장을 넘어선 상황. 그러나 ‘문차일드’가 뮤직비디오 등 TV 위주의 활동으로 밴드 고유의 이미지를 제대로 굳히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문차일드’는 이번 2집 발간을 통해 ‘TV 스타’로 자리잡을지, 아니면 뮤지션의 길을 갈지 기로에 서 있다.

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