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검이 28일 대전의 건설업자 이모씨(52)를 공갈 등의 혐의로 구속하자 지역의 화제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검찰 주변에선 “현 검찰 지휘부 부임 이후 가장 큰 수사를 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고 정기 인사를 앞둔 검찰 내부에서도 “마지막으로 큰 일을 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그의 구속을 놓고 이런 평가가 나오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날 구속된 이씨는 S산업㈜라는 일개 건설회사 사장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는‘소송(訴訟)의 명수’로 불릴 만큼 법률지식에 밝아 “이씨와 거래를 하다 걸리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말까지 나돌 정도로 지역에서는 ‘애물단지’로 통한다.
특히 지난해 8월 대전문화방송 모기자가 비리혐의로 구속된 것도 이씨가 물고 늘어졌기 때문이었다. 또 윤은중 전 충청은행장도 이씨에게 대출해주는 과정에서 뇌물을 받았다가 뒤늦게 들통나는 바람에 철창신세를 지고 말았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아내 소유의 부동산을 회사직원에게 명의신탁한 혐의다.
또 모 사회복지법인 간부에게 7000만원의 뇌물을 주고 이 법인의 정기예금을 담보로 17억원을 불법대출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뇌물받은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협박까지 했다.
사실 그는 96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문서허위감정사건’때 장본인으로 구속되기도 한 인물.
그러나 이씨가 각종 비리를 저질렀으면서도 상당기간 무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출소 이후 줄곧 건설업을 하면서 검찰과 경찰 내부에 폭넓은 인간관계를 형성해 왔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이씨의 구속이 지역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것.
대전지검 윤석만(尹錫萬)특수부장은 “이씨를 수사한 배경에는 직접적인 고소사건도 있었지만 ‘대전의 구악(舊惡)’이라는 지역 여론도 크게 작용했던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