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취업전선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경기침체 장기화를 염려하며 상반기에 신입사원을 거의 뽑지 않았던 주요 기업들이 채용계획을 속속 확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취업정보 제공업체 인크루트는 29일 30대그룹 소속 주요기업 및 외국계기업 360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상업체의 69.1%인 249개사가 총 2만1000여명의 채용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룹공채가 없어진 대신 계열사별 및 수시채용이 확고히 자리를 잡은 것이 올해 채용의 주된 특징. 따라서 평소 정보통신 교육 등을 이용해 자격증을 따놓은 뒤 기회가 닿을 때마다 취업을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자계열사와 유통업이 주도한다=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340명) 등 전기전자, 정보통신(IT) 분야가 채용시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총 7200여명.
여기다 할인점업계와 홈쇼핑업계를 중심으로 유통업계도 4400여명을 뽑을 예정이어서 취업전망이 밝다. 신세계는 공채 300명, 경력직 600명을,현대백화점은 300명을 수시로 뽑는다. 월마트는 영업직사원 300명, 밀리오레는 관리직 300명, 경비직 600명 등을 뽑는다.
반면 구조조정이 한창인 금융, 건설업계와 정규직보다 계약직이 많은 호텔업계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금융권은 우량은행을 중심으로 소규모 채용이 있을 예정이다. 농협은 50명, 신한은행은 100여명, 산업은행은 30명, 수출입은행은 15명. 대구은행은 6월중 40명, 부산은행은 계약직 80명을 포함 120명을 뽑을 계획이다.
증권사의 경우 하반기 증시 상황에 따라 명암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대규모 채용은 없을 전망. 현대투자신탁 LG투자증권은 각각 50명, 동양증권은 57명, 동원증권은 70명, 나머지는 소수채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는 수시모집 바람이 거세며 지난해 최대 호황을 누린 카드업계는 LG캐피탈 100명, 비씨카드 20명 등을 뽑는다. 동양 삼성카드는 신규인력 충원 계획은 있지만 시기 및 인원은 미정이다.
▽10∼11월을 노려라=조사대상 249개사의 33.3%인 82개사가 10월과 11월에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또 수시채용 기업들도 이 시기에 채용을 대폭 늘릴 것으로 보인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예년과 달리 그룹공채가 거의 사라졌지만 그래도 채용시기는 10∼11월 사이에 집중될 전망"이라며 "이 시기를 노리며 취업을 준비하되 많은 기업이 공채와 수시채용을 혼용하고 있으므로 수시채용에 대비하는 자세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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