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정풍(整風) 운동’ 파문이 정균환(鄭均桓)총재특보단장과 정동영(鄭東泳)최고위원의 ‘거짓말 공방’으로 증폭되고 있다. 당정 쇄신을 요구한 소장파 의원들과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의 면담 주선 여부가 공방의 초점. 그러나 분란이 진정되기만을 기다리는 청와대는 무익한 논쟁이라며 양측 모두의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대통령 면담 주선 관련 양측 주장
정균환 총재특보단장
쟁점
정동영 최고위원
대통령이 직접 면담 의사를 밝혔다
면담 성사 여부
정 단장이 노력한 모양이지만 안된 것 같다
일정이 곧 잡힐 것이라고 (내가) 말해줬다
면담 일정 통보
청와대 수석 통해 연락하라고 했는데 연락이 오지 않았다
발표가 없도록 정 최고가 돕겠다고 했다
2차 성명
그것은(발표 유보) 내가 할 일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해줬다
정 최고위원이 제의했다
면담 요청
내가 제의하지 않았다
▼정균환 총재특보단장▼
정균환 총재특보단장은 2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동영 최고위원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만 고려해 독한 거짓말로 당의 어려움을 악용하고 있다”고 공개 비난하고 나섰다.
-거짓말이라니….
“25일 재선의원들이 2차 성명을 발표한다고 해서 오전 1시경 정최고위원 및 천정배(千正培)의원과 만났다. 그 자리에서 두 사람이 대통령 면담을 주선해 달라고 해 어렵게 성사시켰다. 오전 9시경 정최고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 면담 성사 사실을 알리자 그는 ‘그렇게(2차 성명 발표를) 하지 않도록 돕겠다’고 해 놓고 이제 와서는 부인하고 있다.”
-면담은 누가 제안했나.
“자연스럽게 얘기가 나왔는데 내 기억으로는 정최고위원이 먼저 꺼냈다. 정최고위원은 또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나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집단행동을 하는 건 당에 도움이 안된다고 결론까지 내렸다.”
-면담은 어떻게 성사됐나.
“나는 대통령께 전화로 상황을 설명했고 대통령도 ‘정단장 얘기대로 하는 게 바람직할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정최고위원에게 면담 일정까지 알려줬나.
“그 때가 금요일이라 대통령 일정을 곧바로 잡을 수 없어 ‘대통령 스케줄을 봐야 하지만 곧 일정이 잡힐 것’이라고 말해줬다.”
-천의원은 어땠나.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도 있었지만 천의원 또한 100% 그렇게(2차 성명 발표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염려 말라’고도 했다.”
-공개하는 이유는….
“면담 주선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하는 정최고위원의 말을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 대통령까지 연결되는 문제를 거짓말하고 있다. 정치는 신의가 중요하다.”
fullmoon@donga.com
▼정동영 최고위원▼
정동영(鄭東泳) 최고위원은 29일 측근을 통해 “25일 오전 8시경 정균환(鄭均桓) 총재특보단장으로부터 ‘대통령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전화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면담이 확정됐는지를 확인하자 정 단장이 우물쭈물했었다”며 정 단장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또 “날짜와 시간 등을 제시하지도 않았고 청와대 수석에게서 공식적인 연락이 오지도 않았다”며 “당정 쇄신이라는 본질이 대통령 면담 논란이라는 부차적인 문제로 희석돼선 안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측근을 통한 정 최고위원과의 문답 요지.
-대통령 면담을 먼저 요청한 게 사실인가.
“아니다. 옆에 있었던 천정배(千正培) 의원이 증인이다.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면담이 성사됐다는 연락을 받았나.
“해석은 자유이지만, 스케줄이 잡힌 것이 아니므로 확정된 게 아니다. 정 단장과 통화한 뒤 한광옥(韓光玉) 대통령 비서실장 및 남궁진(南宮鎭) 정무수석과도 통화했으나 아무도 대통령 면담에 관해 얘기하지 않았다.”
-성명을 강행하지 않겠다고 정 단장에게 얘기했다는데….
“정 단장이 내게 ‘(2차) 성명 발표를 하지 않도록 초재선 의원들에게 얘기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그것은 내가 할 일이 아니다. 정 단장이나 청와대 수석이 직접 하라’고 분명히 얘기했다. 그때는 이미 성명파 의원들과의 신의도 있고 해서 성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약속을 어기지 않았다는 것인가.
“그렇다. 왜 이 문제에 대통령을 끌어들이는지 모르겠다.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성명 파동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데….
“천정배 의원이 1번이고, 나는 2번이다. 나는 성명의 주체가 아니다.”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