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전의 헬기(왼쪽)와 사고직후의 헬기
29일 오후 4시50분경 서울 광진구 광장동 올림픽대교 주탑 상공에서 대형 조형물 설치작업을 하던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소속 CH47 헬기가 한강으로 추락했다.
헬기에는 조종사 전홍엽(全洪曄·44) 준위와 부조종사 남인호(南仁琥·40) 준위, 승무원 김우수(金禹隨·26) 중사 등 3명이 타고 있었는데 이날 밤 모두 한강에서 시체로 인양됐다. 헬기는 추락할 때 중앙탑과 다리 상판에 부딪혀 기체가 두동강 나면서 3명이 탑승하고 있던 앞부분 반쪽은 한강에 빠지고 나머지 부분은 다리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사고 당시에는 조형물 설치작업을 위해 올림픽대교 양방향에 대한 교통통제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행히 민간인 피해는 없었다. 헬기는 서울시의 요청을 받아 올림픽대교 주탑(높이 88m)에 88올림픽을 상징하는 높이 13m의 횃불 모양의 조형물을 설치하던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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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들은 사고 헬기가 조형물을 철선으로 연결해 주탑 위에 올려놓은 뒤 철선의 고리를 떼어내기 위해 공중을 선회하다가 갑자기 하강하면서 주탑에 부딪혀 떨어졌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올림픽대교 남단의 교통통제선 바깥에서 기다리던 시내버스의 승객 임모씨(21)는 “조형물 부근에 있던 헬기의 날개가 갑자기 조형물에 부딪히고 주탑에 한번 더 부딪힌 뒤 중심을 잃고 추락했다”고 말했다.
스테인리스강으로 만든 13m 높이의 대형 조형물은 서울시가 약 10억원에 발주한 것으로 무게가 모두 10.8t이나 된다. 서울시는 28일과 이날 오전 2차례에 걸쳐 이 조형물을 설치하려고 했으나 바람이 너무 강해 성공하지 못했었다고 밝혔다.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