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매각협상이 드디어 시작됐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피아트 컨소시엄 인수단은 다음달 4일부터 제3국에서 채권단과 매각협상을 시작한다.
이번 대우차 매각협상은 부평공장 인수여부와 추가인력조정 등 첨예한 사안들이 즐비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협상전권을 위임받은 산업은행은 올해 안에 모든 매각절차를 끝낸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GM측은 지난해 10월 이후 실사과정을 거쳐 대우차와 한국사정을 훤히 알고 있어 협상 과정이 상당부분 GM측에 유리한 국면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부평공장 처리와 인력조정이 복병〓창원 군산 부평 등 대우차의 주력 3개 공장 중 부평공장은 시설이 낡았고 생산성이 낮아 공장가동률이 40% 수준에 불과하다. 정상적인 자동차공장의 가동률이 80%인 점을 감안할 때 낮은 수준.
또 창원공장(국민차사업무문)은 작년에 62억원, 군산공장은 26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부평공장은 무려 5264억원의 적자를 냈다. GM은 이러한 영업상황과 노조의 강경한 분위기 등을 고려해 인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반드시 매각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인천시의 도움을 받아 약 1000억원의 등록세 취득세를 대폭 감면해주고 부평공장의 인천 송도 부지 이전 등을 허용하는 유인책도 검토중이다.
대우차 경영진은 작년 말 직원 2만2000여명 중 7000여명을 정리해고했기 때문에 추가인력조정은 어렵다는 입장.
▽공장 및 현지법인 인수범위는〓해외현지법인은 GM이 향후 영업활동에 필요한 것만 선별적으로 인수하게 된다. 가장 규모가 큰 폴란드현지법인(FSO)은 인수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했다. 부실규모가 큰 데다 대우차가 폴란드정부에 약속한 추가투자(약 3억5000만달러)를 이행하고 그동안 지원받은 법인세감면분도 되돌려줘야 하기 때문.
채권단 관계자는 “나머지 해외현지법인도 채권단 지원 없이 구조조정을 통해 모양을 좋게 한 후 매각할 것”이라며 “서유럽 판매망은 피아트의 유럽판매망과 상당부분 겹치기 때문에 GM이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M은 인수 후 국내자동차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국내 승용차 생산 및 판매라인은 대부분 인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가격은 얼마나〓GM은 인수가격을 별도로 표시하기보다 인수 후 운영자금과 시설투자 등 투자액수를 포함한 포괄적인 가격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지난해 포드가 입찰에 참여하면서 제시한 70억달러도 이 같은 개념에서 산출된 금액이다. 르노가 삼성차를 인수할 당시에도 초기 인수대금은 가급적 적게 하고 단계적으로 벌어 갚겠다는 방안이었다. 대우차 정상화가 최소 3∼4년 걸릴 것이므로 앞으로의 투자비를 감안해야 한다고 GM측이 주장할 것으로 대우측은 내다보고 있다.
GM측이 이번 대우차 인수를 위해 제시할 가격은 지난해 포드가 내놨던 금액보다 훨씬 적은 수준인 최대 30억달러선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분도 쟁점〓GM은 대우차의 지급보증(작년 말 2조5346억원) 이외에 숨겨진 부채 등 우발채무가 많다는 이유를 들어 자산인수(P&A)방식을 택했다. GM은 신설법인을 세운 뒤 인수대상 자산을 이쪽으로 넘기고 그 대가로 채권단에 신설법인 주식을 주게 된다. 따라서 대우차를 매각해도 손에 쥐는 현금은 별로 없을 전망. GM이 경영권확보를 위해 51% 이상의 지분을 갖는 것은 분명하지만 채권단 몫을 얼마로 할지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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