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싸졌네.
최근 휴대전화를 사기위해 중학생 아들과 전자상가 대리점을 찾은 K씨(43)는 가격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 두 달전 30만원을 넘게 주고 산 자신의 단말기가 10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팔리고 있었기 때문. 차근차근 둘러보니 휴대전화 가격이 몇 달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떨어져 있었다. 대리점의 판매원은 지금은 품절됐지만 하루전만해도 공짜 휴대전화도 있었다 고 귀띔했다. 편법 보조금과 서비스사업자간 출혈경쟁이 빚은 결과다.
▽얼마나 싸졌나=모토로라의 V6061 은 공짜판매 가 가장 많은 제품. 한 달전만해도 20만원대에 육박했던 물건이다. KTF(016·018)와 LG텔레콤(019) 서비스용 휴대폰은 신규가입시 10만원대 미만이 대부분. 019 I북 의 경우 서울 테크노마트와 용산전자상가 등지에서 4만∼6만원에 팔리고 있다. 고급형에 속하는 삼성 애니콜듀얼폴더도 16만∼19만원 수준. 삼성전자 플립형 SPH-A2109 ,한화정보통신 마이크로아이 등은 대표적인 저가 제품.대리점 판매가는 2만∼3만원대가 많고 일부 업체는 가입만하면 공짜로 준다.
▽경품 경쟁도 과열=신규 가입자를 끌기위해 경품 경쟁도 과열되고 있다. 단말기를 할부로 구입하면 30만원 상당의 냉장고나 TV를 경품으로 주고 있다. 결국 편법 보조금 규모가 30만원선을 웃돌고 있는 것.
016 018 일부 유통점은 이달 초 신규가입자를 대상으로 월 3만원, 12개월 할부방식으로 단말기를 판매하면서 30만원대 김치냉장고를 경품으로 주기도 했다. 일부 019 대리점은 지난주부터 20인치 컬러TV를 신규 가입자에게 경품으로 주고있다. 이들은 30만∼40만원대 단말기를 제값에 파는 대신 고가의 경품을 주는 편법을 쓰고 있다.
▽싼 가격 문제없나=KTF와 LG텔레콤 등 PCS 진영의 시장점유율 확대경쟁이 단말기 판매가격을 떨어뜨리는 주요인. 통신위원회는 28일 SK글로벌 KTF LG텔레콤의 단말기 보조금 불법 지급행위에 대해 19억원의 과징금을 물렸다. 하지만 SK텔레콤의 점유율 축소 이행 시한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PCS 사업자들은 가입자 확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따라 편법 보조금 성행에 따른 단말기 값의 추가하락이 예상된다.
금지한 보조금이나 의무가입기간이 사실상 되살아나는 데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편법 보조금 지급으로 싼 단말기가 나돌지만 장기적으로 비용부담은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 이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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