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이태원과 중구 장충동을 연결하는 남산 2호터널이 2년3개월의 개·보수 공사를 마치고 30일 오후 8시 재개통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극심한 교통혼잡을 빚었던 남산 1, 3호 터널 및 이태원로 등 남산 주변 도로의 교통흐름이 한결 원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특히 2호터널에 대해 1, 3호터널처럼 혼잡통행료를 받지 않기로 해 이용객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1, 3호터널은 도심의 남북을 연결해 도심교통량을 증가시키고 있지만 2호터널은 동서구간을 잇고 있어 교통량 분산에 기여하고 있기 때문. 99년 2월부터 총사업비 333억원을 들여 보수공사에 들어갔던 남산 2호터널. 재개통을 하루 앞둔 29일 오전 마무리공사가 끝난 터널(길이 1622m)을 차를 몰고 달려봤다.
▽깔끔해진 내부시설〓장충동쪽 입구에서 50m 구간에 설치된 조명등이 대낮처럼 환하게 터널 내부를 비추고 있었다.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밝기가 약해지더니 이태원 방향 출구 50m를 앞두고 다시 불빛이 환해지기 시작했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갈 때 운전자들이 자연스럽게 외부 조도(照度)에 적응할 수 있도록 구간별로 조명시설을 차등 배치한 것.
또 공사 전 7.2m였던 도로 폭이 8.3m로 늘어나 곡선 구간에서도 안전하게 핸들링을 할 수 있었다. 터널 중간에는 고장난 차량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 교통흐름을 원활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마련된 비상주차장 4곳(승용차 25대분)도 눈에 띄었다. 천장에는 평소 신선한 공기를 터널 내부에 공급하다가 화재가 발생할 경우 유독가스를 밖으로 배출하는 첨단 화재감지시스템이 설치돼 있었다.
터널 입구 주변도 깔끔하게 단장됐다. 장충동과 이태원 입구쪽에 각각 무궁화와 까치, 소나무와 비둘기 등을 형상화한 거대한 모자이크 벽화가 그려진 것. 서울시 관계자는 “‘칙칙한’ 공공시설물에 예술성을 도입해 주변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고 터널에 들어갈 때 사람들이 느끼는 불안감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교통소통 전망〓서울시는 남산 2호터널이 제 기능을 발휘할 경우 이곳의 시간당 평균 교통량이 공사 이전보다 6.1% 늘어난 1574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주변의 남산 1호터널과 3호터널은 각각 2.7%, 5.5% 정도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3호터널의 감소폭이 큰 것은 3호터널이 2호터널의 대체도로로 사용됐기 때문이다. 공사 시작 당시 2호터널 이용 차량은 장충동에서 이태원 방향 1만4000여대, 반대방향 1만2000여대 등 하루 평균 2만6000여대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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