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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는 내친구]라켓볼에 빠진트레이너 전재춘씨

입력 | 2001-05-29 19:26:00

전재춘 트레이너는 라켓볼 코트에 서면 마운드위의 투수처럼 주인공이 된다고 말한다.


“한게임 하시죠?”

서울 서초구 ‘코오롱 스포렉스’에서 만난 전재춘씨(32)는 라켓 하나를 건네주며 코트로 들어가자고 성화다. ‘내가 상대가 될까?’. 한때 테니스를 친 적도 있고 운동신경도 뛰어나다고 자부하던 터.기자는 거침없이 라켓을 들고 코트로 들어섰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다리가 풀리고 ‘참담함’이 밀려들었다. 약 10분 정도 지나자 온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됐다. 라켓볼의 운동량은 엄청났다. 잠시도 쉴 틈이 없었고 체력에다 순발력,판단력 등 운동에 관계된 모든 능력이 총 동원돼야 했다.

테니스를 치듯 라켓을 아래에서 위로 쳐올리며 드라이버샷을 날렸다가 전씨로부터 핀잔을 들었다. “그렇게 치면 안돼요.공을 최대한 빠르고 낮게 후려쳐야 상대가 볼을 받아내기 힘들어요.스핀을 주면 오히려 공의 반발력이 세져 튀겨 오르니까 상대가 받아내기 쉽죠.”

약 30분간 ‘악전고투’ 끝에 결과는 0-15의 참패. ‘아이구,팔 다리야.’

전재춘씨는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선수들의 몸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트레이너.대학에서 물리치료과를 졸업하고 병원에서 2년 근무한뒤 96년부터 프로야구단과 인연을 맺었다.전씨는 초등학교때부터 태권도 테니스 등 각종 운동을 즐기던 ‘스포츠 마니아’.

여름에는 수영 탁구 테니스,겨울엔 스노우보드와 스키 등 전씨는 틈나는대로 운동을 즐겼다.물론 선수들과 함께 하는 웨이트 트레이닝은 기본 코스.

라켓볼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2월.팀과 함께 하와이 전지훈련을 갔다가 선수들이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을 단련하는 스포츠센터에서 라켓볼 게임을 우연히 봤다.마침 하와이챔피언이 벌이는 경기를 본 전씨는 단번에 라켓볼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어렸을 적부터 테니스를 쳐왔는데 테니스와는 또 달랐어요.요란한 타구음이 내는 경쾌함과 스피드,정말 멋있어 보였죠.”

전씨는 무작정 하와이챔피언을 붙들고 “배우고 싶다”고 사정했고 그가 구입해준 라켓으로 일이 끝나는 저녁이면 매일 스포츠센터로 출근하다시피 했다.

“라켓볼은 짧은 시간에 많은 운동량으로 땀을 흘릴 수 있고 순발력도 필요하며 공의 각도를 잘 맞춰야 하기 때문에 두뇌활동에도 도움이 됩니다.아기자기한 맛도 있고 무엇보다 코트에 서면 내가 무대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 들어요.”

전씨는 “부부가 즐기기에도 만점”이라며 만삭인 아내가 다음달에 아기를 낳고 나면 꼭 같이 운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ssoo@donga.com

◇ 라켓볼 운동량은?

직육면체의 코트 안에서 라켓으로 전후방,양측면,바닥과 천정 등 6면을 모두 이용해 즐기는 라켓볼(racquetball)은 1940년대 후반 미국에서 발생했다.초기엔 손바닥과 나무주걱모양의 나무라켓을 쓰기도 했다.국내엔 1965년 미8군에 의해 소개됐으며 국내 동호인인구는 1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라켓볼은 길이 12.2m 폭 6.1m 높이 6.1m의 직육면체 코트에서 53cm 라켓으로 고무공을 치는 것으로 스쿼시와 유사하지만 천정까지 이용한다는 점과 라켓볼이 스쿼시보다 공은 크고 라켓은 작다는 차이점이 있다.

라켓과 보호안경,운동화만 있으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데 초보자도 3∼6일이면 배운다.단식(singles)과 컷스로우트(3명) 복식(4명) 등 세종류의 경기가 있으며 단식 25분정도를 하면 테니스 단식의 1세트,골프 18홀의 라운딩과 맞먹는 운동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경기규칙 및 자세한 문의사항은 한국라켓볼협회 홈페이지(www.racquetball.or.kr)나 전화 (02)662-88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