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28·LA다저스)가 올 시즌 가장 힘든 승부를 맞는다.
31일 오전 11시10분(한국시 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 콜로라도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꼴찌 팀이지만 예상 선발타자 9명중 7명이 3할대 타율을 기록중인 ‘방망이 팀’이다.
더구나 상대 선발은 올 시즌 7승1패에 평균자책 2.65를 기록중인 왼손투수 마이크 햄튼(29). 박찬호의 1년 선배인 햄튼은 지난 겨울 자유계약선수(FA)가 돼 콜로라도와 8년간 1억2000만달러(약 1560억원)에 다년계약을 한 중견 투수. 올 시즌 박찬호가 그라운드에서 만나는 최고 거물급 투수다.
박찬호보다 한 해 빠른 9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는 99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22승4패를 기록한 뒤 지난해 뉴욕 메츠로 갔다가 올 시즌 덴버에 새 둥지를 틀었다.
해발 1600m의 고지에 위치한 덴버의 쿠어스필드는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릴 만큼 투수들의 애를 먹이는 곳이지만 햄튼은 내셔널리그 다승 2위, 평균자책 3위를 달리고 있을 정도로 절정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오른손 타자의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이 일품이고 다양한 변화구와 자로 잰 듯한 제구력이 트레이드마크다.
박찬호는 올 시즌 11경기에서 5승4패 평균자책 2.95로 94년 입단 후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햄튼에 비하면 무게가 떨어지는 게 사실.
그러나 박찬호는 올해 자신이 올린 5승을 모두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에서 올렸고 홈경기 평균자책은 1.99로 결코 꿀릴 게 없다는 전망. 래리 워커와 토드 헬튼, 제프 시릴로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이 불을 뿜고 있지만 박찬호는 통산 전적에서 이 세 타자에겐 2할대 피안타율을 기록중인 것도 강점이다.
결론은 에릭 캐로스가 빠진 다저스의 타선이 햄튼을 상대로 몇 점을 뽑아주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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