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축구/컨페더컵]히딩크의 고종수 사랑

입력 | 2001-05-30 18:30:00

볼다투는 고종수


“저러다 또 혼나는 것 아냐!”

컨페더레이션스컵에 대비한 한국축구대표팀의 마무리 훈련이 열린 29일 대구 수성구민운동장. 훈련을 끝내고 거스 히딩크 감독이 선수들을 모아놓고 훈련내용을 정리하고 있다. 다른 선수들은 부동자세로 히딩크 감독의 말을 경청하고 있는데 ‘반항아’ 고종수(23·수원 삼성)는 예의 딴 짓을 하고 있었다. 발로 볼을 툭툭 차며 히딩크 감독이 무슨 얘기를 하는 지에는 안중에 없는 듯한 모습이었다.

당시 그라운드 밖에 있는 팬들은 고종수가 혹시 히딩크 감독에게 혼나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과거 대표팀 감독들이었다면 당장에 불호령이 떨어졌을 일. 그런데 히딩크 감독은 고종수의 그런 모습에 전혀 화를 안내고 가끔씩 귀엽다는 눈길을 주면서 계속 얘기를 했다.

사실 히딩크 감독은 고종수의 이런 모습을 좋아한다. 자유분방하고 반항아적인 기질을 가졌지만 그라운드에서는 동물적인 감각을 보여주며 멋진 플레이를 하고 있기 때문. 특히 한국선수들 대부분이 지나치게 ‘순종적’인 데 반해 고종수는 자신의 의사표현을 거침없이 하고 톡톡 튀는데 이 모습이 귀엽기 그지없다는 것. 히딩크 감독은 네덜란드대표팀 사령탑 시절 톡톡 튀면서도 뛰어난 활약을 보인 에드가 다비즈에게 많은 관심을 보였었다.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