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특급’박찬호(28·LA다저스)는 역시 홈경기에 강했다. 다저스의 간판투수인 박찬호는 31일(이하 한국시간) 홈구장인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서 뛰어난 주루 플레이와 위기관리 능력을 뽐내며 팀의 완벽한 승리를 이끌었다.
또한 박찬호는 상대선발인 메이저리그(ML) 1년선배인 A급투수 햄튼(29)과의 대결에서도 완승, 그의 주가를 한층 높였다.
이날 경기에서 승패의 분수령은 3회였다. 볼넷을 고른 다저스의 채드 크루터에 이어 등장한 박찬호가 번트모션을 취하다 기습적으로 강공으로 바꿨다. 그러나 박찬호가 친 볼이 전진수비를 하고 있던 3루수의 글러브에 빨려들어가 시간상으론 더블플레이가 가능한 상황에 몰리고 말았다. 여기에서 ‘행운의 여신’은 다저스 편이었다. 콜로라도 3루수가 재빨리 잡아 던진 볼을 2루수가 어이없이 놓치면서 주자가 모두 살아난 것.
기회를 잡은 다저스는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3루 찬스에서 제프 리볼렛의 깊숙한 유격수 땅볼로 먼저 선취점을 뽑았다. 2루주자인 박찬호는 재치있는 런다운 플레이로 1루주자를 여유있게 2루까지 진출시키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코리안특급 박찬호의 ML 8년차의 경험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박찬호는 투구에서도 4회 2사 2-3루와 6회 1사후 1점홈런을 허용한뒤, 후속타자들을 삼진과 병살로 처리하는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도 함께 선보였다.
이날 박찬호가 헬튼에게 던진 체인지업이 높게 들어가 좌중월 128m 짜리 대형 홈런을 맞은 것만을 빼고는 지난 26일 5승을 거둔 휴스턴전에 이어 완벽 그 자체였다. 특히 게리 셰필드등 간판이 빠진 상황에서 박찬호의 투타 활약상은 더욱 진가를 발휘했다.
12번째 경기에서 6승(4패)을 챙긴 박찬호는 시즌 20승달성과 올스타전 출전에 대한 기대를 한껏 부풀렸다.
또한 박찬호는 다음달 6일 ‘핵잠수함’김병현이 속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길 부담도 한결 가볍게 했다.
김진호jin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