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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가 즐겁다] 영어로 일기 쓰면 영어에 푹 빠진다

입력 | 2001-06-01 11:22:00


지난 호부터 영어엔진훈련을 받은 뒤 영어일기 쓰기에 재미를 붙인 한 부인 얘기를 하고 있다.

이렇게 영어일기 쓰기에 자신감을 얻은 P부인은 영어공부에 본격적인 불이 붙었다. 이후 P부인의 둘째아들은 물론, 남편까지도 ‘영어일기 쓰기’를 시작했고, 나중에는 강남에 사는 P부인의 일가친척 모두 열렬한 ‘영어일기 쓰기 가족’이 되어 식구들끼리도 영어로 e-메일을 주고받는 정도가 되었다.

당연히 학생들은 학교성적도 올라가고, 토익 점수도 쑥쑥 올라갔으며, 회화도 나날이 유창해진다고 좋아했다. P부인의 사례는 20여 년간 영어선생을 하며 겪은 수많은 일화 중 하나일 뿐, 영어일기 쓰기를 추천해서 성공한 사람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러면 영어일기 쓰기가 좋은 점 몇 가지를 정리해 보자.

첫째-훌륭한 복습 방법이 된다. ‘영어일기 쓰기’는 특히 날마다 학교나 학원 등에 다니며 공부를 하는 사람에게 아주 훌륭한 ‘학습 강화’수단이 된다. 학원 등에 다니다 보면 대부분 겪는 일이지만, 날마다 선생님은 “집에 가서 복습 좀 해오세요” 하고, 자신도 “꼭 복습을 해야지” 하면서도 꼬박꼬박 못해서 죄의식만 쌓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영어일기를 날마다 쓰다 보면 얼마 전에 배운 것 같은데 잘 생각나지 않는 대목을 수도 없이 만나게 되고, 그때마다 자연히 교과서나 노트를 뒤져가며 복습을 한다. 그러다 보면 그것들이 머릿속에 ‘기억 파일’로 단단히 자리잡아 절대 잊히지 않는다.

둘째-강한 학습동기가 생긴다. 날마다 영어일기를 쓰다 보면 처음에는 그저 아침에 일어나고, 밥 먹고, 출근하고, 학교 가는 등의 평범한 일상사 얘기가 주를 이루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그런 간단한 말들에 싫증을 일으킨다. 자연히 남북관계에 관한 얘기라든가, 월드컵 축구 얘기라든가, 박세리 골프 얘기 같은 좀더 내용 있는 얘기를 쓰는 것에 도전하고 싶어진다. 그렇게 되면 자연히 사전을 뒤지고, 영자 신문의 관련기사를 읽어본다든가 하면서 영어공부에 빠지는 것이다.

셋째-만나는 영어 문장들을 유심히 본다. 보통 때는 교재의 예문이나 영자신문 기사 등을 그냥 대충 이해만 하고 지나치지만, 영어일기를 쓰면 “아! 이런 말을 이렇게 표현하는구나” “이건 외우면 나중에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겠는데” 하면서 유심히 살피고 메모해서 외운다.

넷째-한 번 써본 것은 잘 잊어버리지 않는다. 교재 등에 나와 있는 표현이나 문장들은 열심히 공부해도 얼마 지나면 잊어버리기 일쑤지만, 자신이 고생고생하며 뒤지고, 찾고, 꿰어맞추고 해서 직접 써본 표현들은 좀처럼 잊어버리지 않는다.

다음호에는 영어일기 쓰는 요령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겠다.

< 정철/정철언어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