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프로야구 감독들은 언제 터질 지 모르는 시한폭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화려한(?) 명성을 지니고 있는 삼성의 갈베스와 폭행 혐의로 구속된 두산의 니일.
그리고 두 선수에게 절대 뒤지지 않는 LG의 로마이어.
두산의 니일은 이미 터져버린 폭탄이지만 삼성의 갈베스와 LG의 로마이어는 언제 폭발할지 알 수 없는 휴화산과 같은 존재다.
30일 두산전에 선발로 나선 갈베스는 심재학에게 홈런을 맞고 공수를 교대하는 순간 주심에게 걸어가자 삼성벤치는 긴장감이 돌았다.
단 한마디로 항의를 마치자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안심하긴 아직 이른 상태.
그 와중에 LG의 로마이어는 본격적인 사고를 치기 시작했다.
지난달 18일 개인플레이를 이유로 2군으로 쫓겨났던 로마이어는 타격감도 되찾고 팀플레이에 충실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해태전에 출전했다.
물론 경기전 김성근 감독대행은 로마이어를 불러놓고 신신당부를 했다.
그 당부 내용은 '첫째, 팀 분위기를 해치지 말 것. 둘째, 심판에 대한 어필을 자제할 것'이었다.
하지만 김감독이 간과한 것이 있으니 바로 상대팀에 대한 '예의'.
31일 벌어진 해태와의 더블헤더 2차전.
6회 1사 2,3루의 상황에서 투수 최상덕이 던진 볼이 몸에 맞자 천천히 1루로 걸어가던 로마이어는 느닷없이 해태 덕아웃을 향해 큰소리로 떠들었다.
“퍽큐(Fuck You),퍽큐”
해태 김성한 감독은 곧바로 자리를 박차고 나와 심판진에게 항의를 하고 선수들을 그라운드에서 철수시킬 것을 지시하는 등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이미 99년 한화시절에도 심판들에게 욕설을 내뱉어 물의를 일으킨 전과가 있는 로마이어.
이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김성근 감독도 경기전 심판에게 지나친 어필은 자제할 것을 당부한 것이다.
감독의 걱정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한 로마이어는 절대 심판에게 욕설을 하지 않았다.
물론 팀 분위기를 해치는 행동도 자제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감독과의 약속을 잘 지킨 것이고(약속한 사항중에 상대팀에 대한 내용이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분풀이도 확실히 한 셈이다.
로마이어가 영리한 것인지, 아니면 김성근 감독의 불찰이었든지간에 해태 김성한 감독은 괜히 자리에 앉아 있다가 욕만 얻어먹었으니 황당했을 것은 분명한 사실.
이래저래 용병들의 행동은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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