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1일 민주당 김중권(金重權) 대표의 보고를 받고 “당이 건의한 내용은 시간을 갖고 충분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당정쇄신을 요구한 초재선 의원들은 “대통령도 생각할 시간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당분간 지켜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2차 성명을 발표했던 천정배(千正培) 의원은 “인사권자가 대통령이고, 이미 결정을 내린 측면도 있고…”라며 “대표의 사표 반려에 대해서는 굳이 잘못됐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초선 의원들의 1차 성명 발표를 주도했던 김태홍(金泰弘) 의원도 “대통령께서 그렇게 하실 수 있다고 본다”며 “뭘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할 여유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워크숍을 통해 여러 의원들이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했고, 당내 분란에 대한 염려도 많이 제기했으므로 (소장파 의원들이) 함부로 일을 벌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명파의 한 사람인 박인상(朴仁相) 의원 역시 “오늘 대표가 보고했으니 당분간 지켜봐야지”라며 “4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정쇄신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성호(金成鎬) 의원은 “당이 건의했다고 대통령이 즉각적으로 뭘 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검토한다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그러나 소장파 의원들의 당정쇄신 요구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그는 또 “최소한 이번 사태에 대한 직접적 책임이 있는 청와대 비서진을 문책하고, 당 공식기구에 힘을 실어주는 한편 여권 내 비선조직의 당 공식기구 무력화를 원천 봉쇄할 수 있는 대책들이 김 대통령의 검토 대상에 포함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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