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위기에 몰린 압두라만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1일 의회에 ‘강경한 조치’를 경고한 데 이어 수실로 밤방 유드호요노 안보장관, 마르주키 다루스만 검찰총장 등 각료급 인사 4명을 해임했다.
외신들은 이번에 해임된 각료 가운데 적어도 3명은 와히드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하려 했던 계획에 강하게 반대한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유드호요노 안보장관의 후임으로는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아굼 구멜라 교통부 장관이 임명됐다.
와히드 대통령의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내각 개편 결정은 정부를 효과적이고 조화롭게 운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와히드 대통령은 이날 독립 유공자들을 대통령궁으로 초청한 자리에서 “나는 사임하지 않을 것이며 국가의 존립이 위협받을 경우 강경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주장했다.
와히드 대통령은 “내가 사임하면 6개 주가 독립을 선언할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직을 떠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 추가 협상의 여지는 남겨놓았다. 와히드 대통령의 탄핵을 논의할 국민협의회(MPR)는 8월 1일 열릴 예정이다.
한편 시위는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날 자카르타에선 대통령궁 인근의 국립박물관 광장 주변에서 2000여명이 와히드 지지 시위를 벌였으나 경찰과의 충돌은 없었다. 1일 와히드 대통령의 고향 동부 자바주의 주도 수라바야 외곽지역 3곳에서 1만여명이 5일째 탄핵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으나 평화시위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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