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중권 대표와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의 관계가 일부 소장파 의원들의 성명 발표로 촉발된 ‘정풍(整風) 운동’ 파문을 거치면서 더욱 서먹서먹해졌다는 얘기가 당 안팎에 많다. 갈등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는 것.
‘3·26 개각’ 당시 청와대가 김 대표에게 개각 내용을 사전 통보하지 않은 데서부터 두 사람간의 불화가 비롯됐다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일반적 분석.
김 대표 측근들은 최근 공공연하게 “김 대표가 뜨니까 청와대가 물을 먹이고 있다. 김 대표 취임 후 3·26 개각 때까지는 당의 인기가 좋았는데…”라며 여권 난조의 책임을 청와대측에 돌리고 있다.
1일 낮 김중권 대표와 박상규(朴尙奎) 사무총장이 3·26 개각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지적한 추미애(秋美愛) 의원의 발언에 대해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을 정확하게 짚어서 하더라”며 공감을 표시한 것도 청와대 보좌진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한 실장 측은 공개적인 반응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3일 “소장파 의원들의 움직임에 편승해 청와대측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당을 수습해야 할 대표로서의 자세가 아니다”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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