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정책]재계 '집단소송제' 집단반발

입력 | 2001-06-03 18:41:00


재계가 정부의 집단소송제 및 집중투표제 도입 방침에 반발해 이달중 기업을 대상으로 도입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재계는 또 노동계의 6월 총파업 움직임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미온적이라며 노동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한편 출자총액제한제와 30대그룹 지정제 등의 폐지를 거듭 요구했다. 경제 5단체장은 노사분규와 관련해 4일 긴급 간담회를 갖고 노조의 불법파업 자제와 공권력의 엄중한 대응을 촉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규제완화 발표로 일단락되는 기미를 보였던 정부와 재계의 갈등은 집중투표제와 노사문제를 계기로 다시 악화되는 양상이다.

▽집중투표제 반대 서명〓전국경제인연합회는 3일 정부가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인 집중투표제의 도입을 막기 위해 경제5단체 회원사 기업 2만여곳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집단소송제와 집중투표제가 도입될 경우 기업경영에 어떤 차질이 빚어지는지를 소개하는 설명자료를 만들어 각 기업에 배포한 뒤 이달 말까지 서명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전경련 김석중 상무는 “참여연대가 이 제도의 도입을 위해 작년부터 서명운동을 벌여온 것에 대응해 재계 차원에서도 기업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알릴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정책 비판과 추가 규제완화 요구〓경제5단체장은 4일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긴급간담회를 갖고 최근 악화되고 있는 노사분규에 대한 재계의 우려를 표명하고 정부측의 대응을 촉구할 계획이다.

전경련 손병두 부회장은 “노조의 불법파업에 대해 공권력을 행사해달라고 정부 당국에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별다른 대응이 없었다”며 “세금을 내는 기업 입장에서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말했다.

재계는 또 “정부의 규제완화 조치로 출자총액제한제 등의 부작용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국내기업 역차별과 중복규제의 소지가 여전해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며 추가적인 규제완화를 요구했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의 좌승희 원장은 1, 2일 열린 ‘대기업정책의 점검과 이해’ 세미나에서 “정부는 각종 규제를 과감하게 푸는 대신 기업에 글로벌 스탠더드를 요구하는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내년에 도입할 집단소송제 등의 기업지배구조제도는 선진국보다도 더 엄격하므로 차라리 선진국 수준으로 적용하자는 것이다. 좌 원장은 특히 집단소송제는 선진국에서도 부작용을 우려해 도입을 늦춘 제도라며 현실을 무시하고 도입하면 기업활동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