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영국 여인의 유골 덕분에 미주 대륙을 발견한 스페인의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매독을 유럽에 옮겼다는 누명을 벗게 됐다.
영국 고고학 유산센터는 최근 영국 에섹스지방 라벤홀의 교회 뒷마당에서 발견된 여인의 유골을 분석한 결과 사인이 매독으로 나온 이 여인의 사망연대가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전인 1296년부터 1445년까지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발굴팀을 이끈 사이몬 메이 박사는 “유골의 주인공은 25∼50세의 여인으로 유골 표면의 수많은 흠집이 매독 증세와 일치한다”며 “매독이 콜럼버스에 의해 유럽에 전파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혀주는 중요한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지금까지는 1492년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 원정대가 이듬해 귀환하면서 서인도제도의 풍토병이었던 매독이 유럽에 옮겨졌다는 것이 정설로 알려졌다.
매독(syphilis)의 학명도 콜럼버스가 서인도제도에서 병균을 옮겨왔다는 설에서 유래됐다. 매독은 20세기 초 치료제가 발명되기 전까지 일단 감염되면 백치가 되거나 죽음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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